[대구세계육상]'와' 오스카, 의족으로 수놓은 새 역사

입력 2011-08-28 14:11수정 2011-08-2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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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족 스프린터로 세계선수권 첫 출전..준결승까지 진출

그가 트랙을 한 바퀴 도는 동안 관중은 '오스카'를 연호했고, 예선 통과 사실이 발표됐을 때 우레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사진=연합뉴스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4,남아프리카공화국)가 두 다리가 절단된 중증 장애인으로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새 역사를 썼다. 피스토리우스는 28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부 400m 예선 5조로 출전해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결승선까지 완주했다.

비장애인들과의 치열한 경쟁도 뚫어냈다. 조 4위까지 준결승에 진출하는 조건에서 45초39를 기록해 3위로 결승선을 끊었다.

피스토리우스는 보조공학의 도움을 받아 두 다리에 의족을 신고 뛰기 때문에 경쟁자들보다 출발이 느릴 수밖에 없다. 느린 스타트 탓에 경쟁자들보다 초반에는 한참 뒤졌으나 중반을 지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결승선 50m를 남기고도 다섯 명 정도와 치열한 경합을 벌여 예선 통과가 불투명했으나 사력을 다해 3위로 골인했다. 피스토리우스는 결승선 근처에서 경쟁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포옹하면서 역사적 순간의 감동을 만끽했다.

그는 "여기까지 오는 게 오랜 목표였고 여기에서 뛰려고 엄청나게 노력했다"며 "참으로 경이로운 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피스토리우스는 자신의 최고 기록(45초07)에는 못 미치지만 두 번째로 좋은 개인 기록이라서 만족한다고 이날 경기 결과를 평가했다.

피스토리우스는 29일 오후 8시 남자 400m 준결승전에 나선다.

그는 "이렇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오늘은 긴장을 해서 힘들었고 내일이 더 힘들 것 같지만 안정감 있게 뛰는 게 내 목표"라고 말했다.

경기 상황에 대해서는 "출발이 늦었으나 190m쯤에서 안정을 찾았다"며 "두 번째 코너를 돌면서 다른 선수들이 속도를 늦춰 자신감을 얻었고 40m를 남기고 옆에 세 명 정도가 있어 내가 잘 뛰고 있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준결승전 예상 결과에 대해서는 "나는 현실적"이라며 올해 초에 찍은 자신의 최고 기록 45초07을 다시 찍더라도 결승 진출에는 이르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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