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엽 국토 장관 강남3구 전·월세시장 점검
“투기지역에서 해제해 거래를 살려내야 전세시장도 안정될 수 있습니다”
전·월세 현장 점검에 나선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에게 주택거래를 먼저 살려내야 전세시세도 안정될 수 있다는 부동산 현장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권 장관은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서울 강남권 부동산업계 대표 6명과 간담회를 열어 전세시장 움직임 등 지역 부동산 동향에 귀를 기울였다.
이 자리에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강남·서초·송파구 지회장 3명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 3명이 참석, 거래시장 활성화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탄력적 시기 조정 등을 권 장관에게 주문했다.
한 참석자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과감히 풀었다가 나중에 과열될 때 확 잡으면 된다”며 “하지만 혹시 투기 붐이 일까 봐 야금야금 정책을 내놓으니 아무 효과가 없다”고 파격적인 거래 활성화 정책을 요구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도 “강남 3구를 투기지역에서 해제해야 한다”며 “조합설립인가 이후에는 매매를 못 하게 한 징벌적 조항도 없애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최근 대치동 아파트 단지들의 재건축·리모델링 이주가 시작되면서 전세시세가 급등한 사례를 거울삼아 이주가 잇따를 둔촌·고덕지구와 4만가구 규모의 초대형 재건축사업이 진행되는 개포지구 등의 사업시기 조절이 절실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대규모 재건축 사업의 이주계획이 제대로 수립되지 않아 안타깝다. 정부 당국자들이 앞을 내다보지 못한 것”이라고 했고, 서초구 부동산 관계자는 “서초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57%까지 올랐다”며 “방배동 단독주택 지역이 다 재건축 대상으로 지정돼 단계 별로 진행하지 않으면 이주대란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권 장관은 “정책적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 (재건축 이주시기와) 위례신도시, 판교신도시 공급 시기를 맞추려고 하는데 잘 안 됐다”며 “오늘 나온 의견을 잘 생각해보겠다. 중개업소에서도 과도하게 전셋값이 오르지 않고 시장이 부드럽게 안착될 수 있도록 유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강남권 투기지역 해제 등의 주문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간담회에 동석한 이원재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강남은 여전히 수요가 많은 선호 지역이어서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당장 결론을 내릴 수는 없고 한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참석자들은 또 하반기 부동산 경기에 관한 권 장관의 물음에 매매는 계속 침체하고 전세는 더 오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가 아니라 현 정권 임기 말까지 매매는 계속 침체할 것 같다”고 답한 참석자도 있었다.
권 장관은 간담회를 마친 뒤 “전세시장이 언론 보도보다는 안정된 것 같다”며 “지금까지 발표한 대책을 추진하면서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나서 더 필요한 게 있을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