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경제력 사상 최고…증시 52% 차지

우리나라 10대 그룹의 최근 5년간 경제력과 영향력이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10대 그룹의 매출 비중은 제조업 전체 매출 중 역대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이들 기업의 주식시장 시가총액 비중 역시 절반을 넘어섰다.

17일 재벌닷컴과 통계청, 한국거래소 등은 총수가 있는 자산 순위 10위권 그룹 소속 계열사 가운데 은행과 보험, 증권을 제외한 539곳의 지난해 매출액이 756조원이라고 집계했다.

이는 국내 전체 제조업 매출의 41.1%에 해당하는 것으로 4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제 발전의 근간이 되는 제조업에 대한 10대 대기업의 기여도가 최근 5년새 대폭 확대된 셈이다.

국내 전체 제조업체 매출은 지난 2005년 1196조원에서 지난해 1840조원으로 5년간 53.8% 증가했다. 그 중 10대 그룹의 제조업 매출은 412조원에서 756조원으로 83.5% 급증했다.

10대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체 매출은 784조원에서 1084조원으로 오르며 38.3%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이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그룹의 제조업 매출은 지난 2005년 109조원에서 지난해 209조원으로 무려 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1%에서 11.4%로 2.3%포인트 상승했다.

현대차그룹 비중은 지난 2005년 6%에서 지난해 6.7%(매출 71조원→124조원), SK그룹 5.4%에서 6.1%(64조→112조원), LG그룹 5.4%에서 5.8%(64조→107조원)로 각각 높아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 10대 그룹의 계열사가 지난 2005년 말 350개에서 지난해 말 538개로 188개나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2005년 이후 대형 기업인수합병이 봇물을 이룬 데다 정부가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를 폐지하면서 그룹들이 사업확장에 힘썼기 때문인 것으로 재벌닷컴은 분석했다.

10대 그룹의 한국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커짐에 따라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의 2008년 말 기준 시가총액은 277조382억원. 전체 주식시장의 44.5%다. 2009년 말 447조8507억원으로 46.32%로 늘어난 시가총액은 지난 1일 698조7389억원으로 52.20%를 차지했다.

특히 삼성그룹은 지난 2008년 말 117조4950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이 지난해 말 266조3600억원으로 126.7% 늘어났다. 증시 비중도 18.86%에서 21.48%로 증시 영향력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관계자는 “10대 그룹들이 최근 5년간 다양한 전략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IT, 자동차, 조선 등에서 급성장하면서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