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미국의 부채 증액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다만 당국의 개입으로 인해 1050원선을 하향 돌파하지는 못했다.
달러·원 환율은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4.00원 내린 1050.50원에 하락했다. 장 초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7%로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환율 하락세를 용인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개장가는 2.50원 내린 1052.00원이었다.
무역수지가 7월 72억달러를 기록하며 18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가는 점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무역수지는 증가는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을 늘리기 때문이다.
미국의 부채 한도 협상이 극적 타결에도 달러는 강세로 돌아서지 못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연률 1.3%로 예상치인 1.8%를 크게 밑돈 영향 탓이다.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며 달러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외환당국은 장 중 내내 달러 매수 주문을 통해 환율 하락을 제한했다. 당국은 1049원대에서는 달러 매수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시장참여자들도 달러매수를 통한 하향돌파를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않으면서 환율은 1050원대에 마감했다. 외국인의 채권투자를 규제한다는 소식도 장 막판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엔화는 베팅성 거래로 반등했지만 달러는 유로화와 뉴질랜드 달러, 호주 달러화 등에 대해 약세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외환당국이 1050원대를 사수했지만 달러 약세가 이어지는 만큼 추가적인 하락을 막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