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신용등급 ‘Baa1’로 2단계 강등...유로존 4번째 구제금융국 될 듯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국가인 키프로스의 신용등급이 ‘정크’직전까지 강등되면서 네번째 구제금융국이 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무디스는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키프로스의 신용등급을 기존의 ‘A2’에서 ‘Baa1’로 2단계 낮춘다고 밝혔다.
신용 전망도 ‘부정적 관찰 대상’에 포함시켜 추가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무디스는 ‘Ba1’부터 ‘투기’등급으로 분류한다.
이번에 키프로스가 받은 ‘Baa1’은 ‘Ba1’에서 불과 3단계 위의 등급이다.
많은 투자기관들은 투기등급에 투자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따라서 투기등급은 자금 유치에 큰 어려움을 겪고 해당 등급을 받은 채권 역시 싼 가격에 거래된다.
무디스는 지난 11일 발생한 발전소 폭발로 인한 전력난의 심화로 경제 전망이 어두운데다 키프로스 2대 은행이 그리스 2차 구제와 관련해 막대한 채권에 몰려있다면서 등급 강등의 배경을 설명했다.
무디스는 발전소 폭발 책임을 놓고 정치 불안이 가중돼온 점도 지적했다.
키프로스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주 드미트리스 크리스토피아스 대통령에게 “경제가 비상 상황”이라며 “구제 금융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프로스 은행권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7배에 달하는 자산을 확보한 상태에서 금융 위기를 버텼지만 상황이 바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 그리스 2차 구제금융이 합의되면서부터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전했다.
유럽은행청은 뱅크 오브 키프로스가 24억유로, 마르핀 포퓰러 뱅크가 34억유로의 그리스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했다.
따라서 키프로스 은행도 그리스 2차 구제 합의로 인한 손실(헤어컷)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는 상대적으로 경제 규모가 작은 키프로스에게 큰 충격이 될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위기 우려에 키프로스의 채권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키프로스의 오는 2014년 만기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7일 0.85%포인트 오른 10.18%까지 치솟았다.
이는 구제 절차를 밟았던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의 같은 만기 국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키프로스가 유로존 네번째 구제국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유로존은 그리스 2차 구제 실행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는 상태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27일 그리스의 신용 등급을 ‘CCC’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보다 2단계 위인 ‘CC’로 강등했다.
FT는 유로존 정상들이 합의한 그리스 2차 구제금융이 실행되면 신용사들이 경고해온 대로 ‘제한적 디폴트’처리할 것임을 확인한 셈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