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 탄생 대비 포석도
주요 은행들이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자제했던 투자금융(IB)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새 수익원 창출이 목적이지만,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른 초대형 IB의 탄생에 대비하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IB 업무 강화를 위해 현재 14명인 홍콩현지법인 인력을 점진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5명인 본점 파견 직원을 늘리고 현지 직원 채용도 확대해 홍콩현지법인을 해외 IB 영업의 전초기지로 삼으려는 전략이다.
또 KB투자증권과 공동으로 한국계 기업의 역외 유가증권 인수와 주선, 판매를 위한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국민은행은 이찬근 전 하나IB증권 사장을 대기업금융그룹 부행장으로 선임한 이후 IB업무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같은 IB업무 강황에 힘입어 최근 민간금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1조원 이상 대규모 발전사업인 동두천 LNG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의 금융자문 및 주선기관으로 선정됐다.
산업은행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 IB 업무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산은은 해외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문 데스크를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PF 데스크는 본점 파견직원과 현지 인력으로 구성되며, 해외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유치를 전문적으로 노린다.
김영기 산은 수석부행장은 “금융당국이 일반 증권사의 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는데, 산업은행의 IB 업무가 증권사와 일부 겹친다”며 “국내에서만 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IB업무를 해외시장으로 넓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기업금융(CB)과 투자금융(IB) 기능을 결합한 CIB 업무에 주력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내년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CB 및 IB 기능을 그룹이 총괄 관리하는 사업모델 및 부문 단위 경영관리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은행의 IB 부문을 하나대투증권으로 통합한 하나금융은 작년 5월 개설한 하나대투증권 홍콩 현지법인의 IB 기능을 강화하고, 홍콩, 뉴욕, 도쿄, 싱가포르,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하나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시장에서 조기에 정착할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시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해 새 수익원 창출을 위해 IB 기능 강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IB 업무 강화는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예상되는 경쟁에 대비할 수 있으며, 초대형 IB로의 전환을 모색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