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뮈는 이 책에서 폭력 사용을 정당화하는 마르크스주의적 혁명 개념을 거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사르트르는 ‘현대’ 지를 통해 카뮈를 “현실적 갈등과 동떨어져 있는 지식인”으로 규정했다.
이에 대해 카뮈는 사르트르를 포함해 “역사의 방향으로 의자를 놓지 못한 자들”을 재차 비난했다. 그 이후 사르트르와 카뮈의 관계는 단절로 치달았으며, 그 결과 그들은 더 이상 서로 얼굴을 보지 않게 된다.
로널드 애런슨은 이 책에서 20세기를 살았던 두 거인의 복잡했던 관계, 즉 ‘자유’의 문제와 ‘악’ 앞에서의 ‘책임’ 문제에 대해 일치했던 두 사람의 견해가 냉전과 더불어 확연히 갈라지는 전 과정을 하나하나 되짚고 있다. 로널드 애런슨은 특히 지배계급에 대한 사르트르의 투쟁과 기독교적 휴머니즘 쪽으로 경사된 카뮈 사이의 극복 불가능한 거리를 보여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