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의 애환을 닥종이로 살려낸 닥종이 인형작가 박성희씨가 부생(浮生)전을 연다.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 갤러리에서 갖는 이번 전시회는 노인 문제를 형상화했다. 닥종이 특성상 얼굴을 쪼글쪼글하게 만들어 보는 이로 하여금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게 한다. 침침한 눈으로 편지를 읽는 할머니, 호주머니에 ‘내복약’ 글씨가 선명한 봉지를 꾹 찔러 넣은 채 구부정하게 서 있는 할아버지 등등. 검버섯이 묻어난 얼굴, 모두 빠져버린 이 때문에 오그라진 입술, 투박한 손과 발, 새하얀 머리카락, 깊게 패인 주름 등 노인의 표정을 닥종이로 섬세하게 표현했다. 또한 누렇게 해진 옷가지, 낡은 고무신까지 한스러운 삶을 살아야 했던 평범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삶을 작품으로 녹여냈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정제되지 않은 질박한 언어로 표현된 인형에서 우리는 마음 한구석에서 꿈틀거리는 부모에 대한 진한 향수와 죄책감까지 이끌어 낸다. “제작기간은 최소 4개월 걸렸다”는 박성희 작가는 “‘한(恨)’과‘인생의 덧없을’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관람시간 오전 10시 반∼오후 6시 반. 무료. 02-730-5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