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주인찾기 또다시 '안갯속'으로…

현대중공업이 결국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불참하기로 결정하면서 하이닉스 매각이 사실상 무산돼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6일 하이닉스 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하이닉스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존 사업과 연관 시너지 효과가 부족하고, 경기 변동 주기를 볼 때 중공업과 반도체 산업 간에 상호 보완 효과가 없다고 판단됐다"며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당초 조회공시 마감일인 7일에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인수전 참여가 확정됐다는 분위기로 몰리자 이날 아침 최고 경영진들이 긴급히 내용을 최종 조율하고 공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채권단으로부터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를 제안받고 검토 작업을 진행해 왔다. 범 현대가의 재결집이라는 최근 분위기와맞물려 마지막으로 남은 하이닉스도 되찾아야 한다는 필연론 또한 제기됐다.

하지만 오는 8일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을 이틀여 앞둔 시점에서 불참키로 한 것. 따라서 채권단의 매각 계획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된 효성과 LG가 일찌감치 불참 의사를 밝힌 가운데 삼성을 비롯해 SK, GS, 한화, 현대그룹 등도 "의향서를 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또는 "전혀 생각이 없다"며 일축했기 때문이다.

2009년에도 매각을 추진했으나 실패한 채권단은 하이닉스 지분 15%를 원매자에 넘기는 방안만 고집하지 않고 신주 인수와 구주 매각을 병행하는 등 매각방식에 융통성을 두면서 올해 안에 매각을 완료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인수자금이 많이 필요한데다 반도체경기의 변동성이 워낙 크고 투자비용도 끊임없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이닉스를 인수했다가 자칫 그룹 전체 재무 상황이 나빠질 수도 있다는 점이 인수 후보자들을 돌아서게 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D램 등 반도체 시황이 좋지 않아 인수에 나설 곳을 찾기 어렵다"면서 "특히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 등 굵직한 정치적인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하이닉스 매각작업은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닉스는 지난 2001년 10월부터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아왔다. 채권단의 하이닉스 지분은 총 15%다. 외환은행이 갖고 있는 지분이 3.42%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 3.34%, 정책금융공사 2.58%, 신한은행 2.54%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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