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의 행보를 두고 한 말인 듯 싶다. 지난달 1일 취임한 권 장관의 취임 일성은‘청렴성’이었다.
권 장관은 취임사에서“‘전문성’은 도움을 받으면 된다. 그러나‘청렴성’은 스스로 갖춰야 한다”라고 했다. 전문성에 앞서 도덕성을 우선시 하겠다는 의지다. 권 장관은 또 국토부 직원들의 잇단 비리사건이 터지자 인사에 청렴도를 반영하겠다고 호언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청렴성’이라면 자타가 공인하는 권 장관의 진정성을 믿어 보자는 분위기 였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지난 1일 권 장관 취임 이후 단행한 실장급 승진인사만 봐도 그렇다. 하천협회 연찬회 접대 비리에 연루됐던 H 간부를 처벌은 커녕 오히려 승진시켰다. 인사상 불이익을 줘야 마땅하다는 여론을 무시했다.
또 권 장관의‘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에 대한 발언도 주택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주무 장관으로써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 그는 취임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그러나 권 장관은 이후 최근 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양도세 중과세 폐지는 기획재정부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한발 뺐다.
민감하기 이를 데 없는 주택정책을 책임지는 국토부의 수장으로서 무책임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건설업계나 시장 참여자들은 벌써부터 권 장관의 말을 믿지도, 기대하지도 않는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권 장관은 선배 장관의 행태와 취임 이후‘표리부동’했던 행보를 스스로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 최근 주택시장이 다시 위축되고 전월세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권 장관이 더 많은 고민과 신중한 발언이 요구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