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컬쳐]한전아트센터의 발자취

입력 2011-06-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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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아트센터는 한국에서 최초의 전기가 켜진지 100주년이 되는 해인 1987년을 기념하기 위해 1984년부터 ‘종합전력홍보관’으로 계획됐다. 이어 1993년 이종운 부사장이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된 대형 홍보관 건립 사업은 당시에는 개념조차도 알려지지 않았던 사회공헌사업의 시초였다.

이제는 서초동주민들을 비롯한 시민들과 예술인들을 위한 종합문화시설로 거듭난 이 사업의 중심에는 안명진 관장이 있었다. 한전아트센터와 함께한 세월의 기억을 마치 어제, 오늘일인 것처럼 서랍에서 꺼내듯 술술 풀어내는 모습에서 그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지금은 서초동의 터주 대감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지금에 오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전아트센터는 원래 삼성동에 지을 뻔 했어요” 안 관장의 말에 따르면 한전아트센터가 될 종합전력홍보관 건립계획은 1988년 서소문동에 위치한 한일병원이 쌍문동으로 옮기면서 그 자리에서 세울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한일병원의 터가 좋아서 대한항공이 삼성동 땅과 바꾸자고 제안하자 당시 박정기 사장이 강하게 추진했는데, 그만 사의를 표명하고 퇴진하면서 한동안 사업이 중지된 상태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본격적으로 건립이 시작된 1997년 한전의 경영상황은 나쁘지 않았지만 IMF가 터졌다. 무리하게 시공을 했다가는 국민들에게 자칫 반감을 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안 관장은 “부분적으로 시설을 축소하고 효율성을 따져서 공연장을 비롯한 시설에 위탁을 맡겼다”고 설명했다.

2005년까지 시행되던 위탁운영은 값싼 운영료 혜택을 역으로 악용하는 업체들에 의해 한전의 이미지에 훼손을 가져오면서 직영으로 개선됐다. 다만 YMCA가 운영하는 스포츠센터는 효율성이 높아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한편 안 관장은 2001년 개관시 기획전시실(갤러리)이 없었으며, 2003년 을지로에 위치한 ‘한전플라자’가 민원부서에 밀려 이전해 지금의 갤러리가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명칭에 따른 혼선이 빚어져 2010년부터 이미지 통합을 위해 ‘한전플라자’라는 명칭을 아트센터 갤러리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25년이 넘는 세월을 한전아트센터의 건립과 운영의 한가운데에서 분투해온 안 관장에게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물어보자 뜻밖에 “지금이 제일 힘들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한국전력이 3년 연속 적자를 보이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문화·예술에 공헌하고자 하는 회사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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