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이 7월 1일 잠정 발효된다. 인구 5억명의 세계 최대 경제권 시장이 열린 것이다.
통상교섭본부는 28일 양국이 FTA 잠정 발효를 앞두고 각자 내부절차를 모두 매듭지어 발효시기만을 남겨둔 상태라고 밝혔다.
2009년 국내총생산(GDP) 16조4000억달러의 EU는 세계 전체 GDP의 30%를 차지할 뿐 아니라 미국(14조3천억달러)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단일 경제권이다.
또 우리나라와의 교역액이 지난해 922억달러로, 중국에 이어 두번째 교역 상대국이기도 하다.
아직 개별 회원국의 비준 절차가 남아있어 정식 발효는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EU 회원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한 문화협력, 지적재산권 형사집행 분야를 제외한 전체 협정의 99%가 내달 1일자로 이행돼 사실상의 공식 발효로 볼 수 있다.
이번 잠정 발효로 양측은 품목별로 합의한 단계에 따라 무관세로 수출입을 할 수 있게 된다.
협상내용을 보면 EU측은 공산품 전 품목에 대해 5년 내 관세를 철폐하고 이 가운데 99%는 3년 안에 없애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3년 내 관세철폐 품목이 96%이며, 일부 민감한 품목은 관세철폐 기간을 7년으로 설정했다.
관심 품목인 승용차는 양측 모두 배기량 1,500㏄ 초과 승용차는 3년 이내, 1,500㏄ 이하 승용차는 5년 이내에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토록 했다. 민감 품목인 쌀은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됐다.
EU는 평균 관세율이 5.3%로 미국의 3.5% 보다 높으며, 한국의 주요수출품목인 자동차(10%), TV 등 영상기기(14%), 섬유ㆍ신발(최고 12~17%) 등의 관세율도 매우 높다.
FTA를 통한 관세 철폐로 한국 수출품들은 그만큼의 가격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다.
이미 한ㆍEU FTA 잠정 발효를 앞두고 업계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현대자동차를 필두로 한 자동차ㆍ부품 및 전자ㆍ전기업계 등은 유럽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고 영국 등 유럽의 대형로펌도 국내 법률시장 공략을 위해 서울 사무실 계약을 마무리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통상교섭본부 김희상 FTA협상 총괄과장은 "한ㆍEU FTA는 지금까지의 다른 FTA와 는 달리 90%의 품목이 5년 내 관세가 철폐돼 경제ㆍ사회적 효과가 엄청나다"면서 "특히 수출 기여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돼 경제 각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