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들은 사조그룹 계열사인 사조대림과 LG에서 분리 독립한 급식·식자재업체 아워홈입니다. 사조는 6월 초부터 대구와 대전 등을 중심으로 ‘신선한 콩두부’등 포장두부를 내놓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들어갔습니다. 이에 앞서 종합식품사를 기치로 내건 아워홈도 포장두부는 아니지만 올 초부터 식자재용 두부를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부터 사회적 이슈였던 동반성장과 최근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에서 단골손님으로 두부가 꾸준히 거론됐던 만큼 이들의 시장 진출 배경을 놓고 말들이 많습니다. 당장 중소 두부업체들은 동반성장위원회의 적합업종 선정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미 두부사업을 시작한 풀무원이나 CJ제일제당, 대상은 그렇다치더라도 이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살리자고 머리를 맞댄 최근의 노력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겁니다.
기존 두부 생산 업체들도 부담이 커졌습니다. 풀무원의 경우 주력 업종으로 키워온 사업인데 대기업이 또 판에 끼어들면서 논란 자체가 확산될까 걱정스런 눈칩니다.
업계에서는 이들 두 대기업이 사업확장을 이유로 비교적 안정적인 두부를 선택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시장이 포화상태이긴 하지만 틈새를 노리면서 서서히 확장해 나가면 크게 무리가 없다는 판단입니다.
또한 두부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되기 전에 미리 사업을 시작하면 정부로서도 손쓸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의 시장진출을 막기 위해 보호장치를 만들어도 이미 진입한 이상 어쩌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걱정거리도 늘어났습니다.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면서 8~9월쯤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선정하는데, 이를 무시한 댓가가 만만치 않으리라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가격인상을 놓고 한바탕 회오리가 몰아쳤던 식품업체에 이들의 두부 사업진출로 정부의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입니다.
아워홈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3남인 구자학 회장의 아들과 그 딸들이 지분이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사조그룹도 M&A를 통해 사세를 키워오면서 식품계열사들의 매출이 2조원에 육박합니다. 거대 식품기업들의 두부 사업 진출은 올바른 판단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