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끝에 "진보신당과 통합되면 내년 총선 불출마"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진보신당과의 통합에 정치생명을 걸었다.
권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통합 진보정당 건설에 실패하면 3선이 아니라 10선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백의종군하면서 오직 통합의 길에 몸을 내던지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특히 “향후 건설될 통합 진보정당에서 어떤 당직과 공직도 맡지 않겠다”면서 진보신당과 통합이 이뤄질 경우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권 의원은 “진보신당과의 통합과정이 자리 문제로 비화되면 통합의 길은 요원해진다”면서 “분당의 원인이 당직과 공직의 독점에서 시작됐음을 반성하고 크게 통합의 길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권 의원은 잠시 말문을 닫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민주노총 초대 위원장이자 민주노동당 첫 당대표를 지낸 진보정치의 대부 격이다.
양당 복수의 관계자 등에 따르면 양당 간 합당이 가시화되면서 권력투쟁 또한 한층 심화됐다. 두 당이 합당될 때 각 주요당직은 하나로 줄어들 수밖에 없어 이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투쟁이 시작된 것. 통합된 당을 걸고 내년 총선에 나설 지역 출마자 조정 또한 쉽지만은 않다.
일각에선 유시민 참여당 대표와의 밀월을 이유로 이정희 민노당 대표를 마녀사냥 하듯 몰아붙인 이유도 권력투쟁에 기인하고 있다는 게 공통된 전언이다.
원래 한지붕 아래 있었던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진보정당 대통합을 명분으로 합당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 민노당은 지난 19일 당대회에서 진보신당과의 통합을 위한 정책합의문을 만장일치로 의결했으며, 진보신당은 오는 26일 대의원대회를 통해 이를 안건으로 상정, 처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