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 르네상스 핵…강남·명동 안 부럽다

입력 2011-06-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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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상권]③영등포

영등포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 집장촌, 낡은 공구단지 등의 이미지는 온데 간데 없다. 영등포를 지켜왔던 터줏대감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경방 타임스퀘어는 상품 구색 다양화에 힘을 쏟으며 영등포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제 영등포는 구로, 강서, 양천, 금천, 관악, 동작구 등으로 구성된 서울 서남권 상권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가 2009년 ‘서남권 르네상스 계획 2020’을 발표한지 불과 2년만에 영등포가 성루 서남권 상권 르네상스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등포~신도림~가산~시흥 지역은 문화산업 허브로 조성된다. 여의도 축과 서울대 축 등 총 4개 경제 중심축과 함께 특성에 맞게 개발될 예정이다.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돌입한지 불과 2년만에 영등포는 서남권 전체를 아우르며, 상권을 부활시키고 있다.

서남권 상권 재편의 포문을 연 것은 ‘타임스퀘어’다. 지난 2009년 9월 영등포 경방 방직공장 부지에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가 문을 열었다. 이목은 집중됐다. 층고가 높고 널찍널찍해 외국 쇼핑몰 느낌을 주는 초대형 복합쇼핑몰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문화·패션 시설에 목말라했던 서남권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009년 9월 영등포 경방 방직공장 부지에 문을 연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는 하루 평균 20~3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 등 서남권의 쇼핑명소로 자리잡았다.(사진=고이란 기자)

오픈 1년만에 7000만명이 다녀갔고 매출액 1조원도 거뜬히 넘겼다. 타임스퀘어 관계자는 “서남권 일대에 명품과 패션, 문화시설을 한데 모아 영등포를 패션의 중심으로 부각시키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받는다”며 “현재 “하루 평균 20~3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 등 서남권의 쇼핑명소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인근의 부동산 관계자는 “영등포는 입지가 좋았지만 그동안 문화 시설 등의 부족으로 지화철 1, 2호선 환승역의 의미만 지니고 있었다”며 “타임스퀘어 오픈 이후에 젊은층들이 대거 몰리며 새로운 대표상권으로 탈바꿈함은 물론 좋은 입지조건을 바탕으로 강남에 버금가는 상권으로 재조명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산 등과 더불어 서울의 대표적인 구도심으로 불리던 영등포가 부천, 시흥, 안양 등 경기도 지역까지 아우르는 핵심상권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타임스퀘어에 따르면 내방객 지역분포는 목동, 신정동, 여의도, 구로, 신길동 등 핵심 배후지역 외에 부천, 고양, 광명, 김포, 안양, 시흥 등 수도권 서남부의 비중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등포역 관계자는 “타임스퀘어가 오픈 한 이후 1호선 영등포역 이용객은 하루 평균 6만명에 달하는 등 15~20% 가까이 늘어났다”며 “지하철 이용이 어려운 경기도 지역 주민들이 이용한 시내버스와 서울지역 시내버스 이용자를 합할 경우 이 수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등포 롯데백화점
영등포역 일대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부동산 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내에서 지난 1년간 권리금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영등포 일대로 작년 대비 평균 1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서울지역 대부분의 상가 권리금이 마이너스 성장한 것과 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타임스퀘어의 후광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타임스퀘어 내 입점업체들이 고용하고 있는 직원만 1만5000명에 이르고, 영등포 일대의 주변시설 고용창출 효과까지 더하면 총 3만5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이들을 겨냥한 소형원룸 건축도 붐을 이루고 있다. 최근 2년사이 영등포 일대에는 12개의 원룸(다세대·다가구 포함)이 새로 지어졌다. 올해도 20~30가구 안팎으로 지어지는 초소형 건물 6건의 건축허가가 떨어진 상태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대부분의 건물들은 대지면적 230~330㎡ 규모에 달하는 소가구 건물들이며, 영등포6가(영등포뉴타운 구역과 청과물 시장 사이) 일대에 집중돼 있다”며 “이같은 신축 열기는 당분간 지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임대사업에 속속 뛰어드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영등포 일대는 입지적 여건을 고려할 때 땅값이 싼데 비해 쇼핑 명소로 상권이 부상하고 있고, 뉴타운 등 개발호재도 산재해있기 때문이다.

▲영등포 신세계백화점
상권 자체가 재조명받자 주변 일대 상가에도 생기가 넘쳐나고 있다.

까페베네 영등포점 관계자는 “젊인 친구들이 주요 고객층이지만 중장년층 고객들도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며 “또한 타임스퀘어 빌딩에 있는 메리어트 마르퀴즈 호텔 등으로 인해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들도 다른 매장에 비해 평균 20% 이상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맛집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으며 기존에 영업부진을 겪었던 매장들도 부활을 꾀하고 있다. 금강제화 영등포점 관계자는 “백화점이 인근에 있어 매출에 악영향을 받아왔지만 사실상 일 평균 방문객들이 많아 오히려 상쇄시키고 있다”며 “엄청난 유동인구에 따른 매출증대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영등포가 서울 서남권 발전을 이끌어가고 있다”며 “서울시 서남권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영등포는 강남에 버금가는 상권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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