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씨엠 심영숙 대표
심 대표는 우리 농민과 직접 계약 재배를 맺고 식품 안정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30가지가 넘는 제품의 품질 안정화를 추구하며 한과의 대중화, 글로벌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 토종에 모던 입힌 과자로 승부수
심 대표는 “남편이 무역업을 하다 보니 바이어들을 상대할 때가 많다”며 “그들에게 우리 과자를 만들어 선물하면 상당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조선 등 돈되는 사업은 많지만 정작 우리것을 외국인에게 알리고 선물할 수 있는 아이템은 부족하다”며 “김치와 김은 좋은 식품인 반면 선물용으로 유통기한 등 애로사항이 있어 ‘한과’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사업배경을 설명했다.
심 대표는 한과를 통해 모던한 디자인과 현대적 맛의 감각, 그리고 기성세대를 위해 클래식한 맛을 함께 추구한다.
전통을 이어가려면 모던함이 같이 따라가야 한다는 게 심대표의 지론. 그는 “한과는 찹쌀을 이용한 발효과자로 이는 세계적으로 유일한 제조방법”이라며 “발효과자를 외국인이 좀 더 먹기 쉽게 개발하는 데 노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동한과가 개발한 제품들은 강정, 유과, 매작가 등 가짓수만 30가지 이상이다. 특히 ‘고시볼은’ 그 인기가 대단하다.
‘고시볼’은 찹쌀을 숙성시켜 동결 건조한 여러 제철 과일을 입힌 순수 천연자연과자다. 3년간의 개발기간에 걸쳐서 나온 작품으로 지난 2008년 ‘과일 및 곡물을 이용한 천연 발표과자’ 특허를 출원했다.
이처럼 과자 개발 기간은 물론 개발 후 완제품이 탄생하기까지의 기간도 보름 이상 걸릴 정도로 그 정성도 대단하다. 김 대표는 “조상이 물려준 전통 과자는 우리 문화와 같다”며 “이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겸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아이템이 신선해 백화점에서 ‘러브콜’
심 대표는 의례히 중소기업 대표로 영업과정에서 겪어야 할 어려움을 상대적으로 덜 겪었다. 아이템이 독특하면서도 소비자를 끌기에 요소들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시볼을 비롯한 여러 제품들은 전통을 살리되 이 시대가 요구하는 점들을 고루 갖춘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입소문이 자연스럽게 퍼졌다. 심 대표는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드는 데 모든 노력을 쏟았다.
그는 “오히려 고객들이 먼저 찾는 제품이 되기까지 제품을 잘 만드는 데에만 총력을 기울였던 게 득이 됐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뿐 아니라 유통 채널의 가장 상위 등급인 백화점에서 먼저 입점 제안을 해 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심 대표가 발로 뛰는 영업을 하기도 전에 백화점에 첫 입점을 하게 된 것.
심 대표는 이 모든 결과가 여성이었기에 오히려 유리했다고 강조한다. 그는 “부모님께서 음식솜씨가 좋을 뿐 아니라 20년 주부생활이 맛에 대한 감각을 키우기에 상당히 도움이 됐다”며 “이를 사업에 접목시키다 보니 경쟁력을 가지면서도 여성스럽게 사업을 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초심을 잃지 않고 묵묵히 걸어온 심 대표는 이제 약 1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성수기에는 판매사원까지 더하면 직원이 무려 400여명에 달하며 협력업체만 50개다.
심 대표는 “앞으로 매출을 늘리겠다는 목표 보다는 제품을 양적이 아닌 질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가 더 강하다”며 “매출에 신경쓰다보면 전통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 외국인이 먼저 찾는 ‘고시볼’
교동한과 고시볼은 외국인을 위한 최적의 선물로 오히려 외국인이 먼저 찾는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해외 바이어 상대를 많이하는 대기업도 고시볼 사랑에 빠져있다.
심 대표는 “현재 외국인 뿐 아니라 삼성 등의 대기업들도 바이어 선물용으로 상당히 구매 의뢰를 많이 한다”며 “특히 바이어들과의 회의 시 ‘소리 안나고 영양은 좋은 다과’로도 인기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고시볼이 외국인 입맛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남편 회사 바이어들이 테스트 베드가 돼 줬기 때문이다.
그는 “이들 바이어들이 제품 출시 전 맛에 대한 평가를 해준다”며 “이런 과정을 거쳐 우리만의 고유한 과자가 탄생했고 다행히 외국인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외국인이 선호하는 과자인 만큼 심 대표는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물론 직접적인 진출이 아니더라도 벤더들에 의해 외국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심 대표는 “특히 마땅한 선물거리가 없어 늘 고심하는 외교관들이 종종 연락을 해 온다”며 “그들은 외국에 나가 우리 대표 브랜드로 우리것 이라고 소개할 수 있어 좋아한다”고 말했다.
외국에 우리 제품을 소개하기 위한 자격을 갖추기 위해 패키지 개발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 포장 디자인 역시 교동만의 디자인으로 승부한다.
심 대표는 “맛있는 과자를 개발하는 것 뿐 아니라 그것을 담아내는 것까지 우리의 책임”이라며 “과자에 어울리는 컬러, 시뮬레이션 연구, 심지어 디자인 선 하나만으로도 며칠을 고민할 정도로 정성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시볼은 심지어 기내식으로도 들어가며 유명한 한국식당에서도 후식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심 대표는 최근에 불고 있는 차(茶) 열풍에 힘입어 고시볼과의 연계 사업도 꿈꾸고 있다. 그는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고시볼을 많이 사간다”며 “차와 고시볼을 매칭하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