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KBS 수신료 1000원 인상안을 강행처리하자 민주당이 날치기라며 강력반발,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20일 KBS수신료를 현행 2500원에서 3500원으로 1000원 올리는 안건을 처리했다. 한나라당 의원 중심으로 이뤄진 표결에 민주당은 날치기라며 즉각 반발, 남은 6월 국회 일정에 대한 전면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표결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6월 국회를 민생국회로 하기로 해놓고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KBS 수신료를 일방적으로 날치기 처리했다”면서 “원천무효를 선언하고 재논의하지 않으면 내일(21일)부터 모든 국회 일정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수신료 인상안 표결에는 전체 8명 중 5명이 찬성했다. 한나라당 의원 4명과 자유선진당 의원 1명이 찬성표를 던졌으며, 민주당 소속 의원 3명은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한선교 법안소위 위원장(한나라당)이 의사봉도 안 쥐고 위원장석에도 있지 않았으며 질문도 가로막은 채 회의를 진행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한 위원장은“민주당도 수신료 인상에 공감한다고 하면서 2월, 4월에 각각 ‘6월 국회에서 처리하자’고 해놓고 이제 와서 표결을 막으면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날치기 처리를 항의하는 차원에서 21일 문방위 회의장 앞 복도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어 22일 문방위 전체회의에 수신료 안건이 올라오면 실력 저지에 나설 방침이어서 여야 간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국회가 여러 우발적인 변수에 의해 움직이는데 (원내대표단이) 지시한 것은 아니다”면서 “앞으로 문방위 전체회의도 있고 본회의도 있으니 조정해 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