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담보대출금 연체가 늘고 있지만 금융기관들이 주택압류를 시행할 엄두고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기관마다 압류한 주택들이 산더미처럼 쌓이면서 이를 정리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부동산정보제공업체 LPS 어플라이드 애널리틱스가 전국 압류주택 실태를 조사한 결과 뉴욕주는 현 추세대로 갈 경우 채무상환을 제대로 못하는 21만3000채의 주택을 모두 압류처리하는데만 62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근 뉴저지 주에서도 주택 압류를 하려면 뉴욕주와 마찬가지로 법원의 판결이 필요해 재고주택 처리에만 49년이 걸린다.
플로리다, 매사추세츠, 일리노이주는 이보다 짧긴 하지만 역시 10년이 걸리는 것으로 추산됐다.
주택압류 절차에 법원이 개입하지 않는 27개주의 경우 압류기간은 훨씬 짧아 캘리포니아주는 3년, 네바다와 콜로라도주는 2년이 각가 소요될 전망이다.
압류 처리에 걸리는 기간은 들쭉날쭉하지만 미국 전역에서 압류주택이 너무 많아 골치를 썩이는 것은 마찬가지다.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집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반면 금융기관들은 주택 압류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LPS의 허브 블리처 수석 부사장은 "4년전만 해도 주택이 압류될 처지가 되면 손톱을 깨물면서 언제 보안관이 들이닥쳐 집에서 쫏겨날까를 걱정해야 했지만 요즘은 압류 문제로 잠을 설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가을 은행들이 관련 서류를 제대로 검토하지도 않은 채 주택 압류 절차를 진행한 것이 발각되자 당국은 적정한 절차를 거치도록 명령을 내렸으며 이에 대해 금융기관들은 이로 인한 주택압류 중단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기관들은 모두 압류절차를 개선해야 한다는데 동의했고 미 재무부 통화감독국(OCC)을 비롯한 규제관청은 지난 4월 은행들이 새 절차를 수립할 수 있도록 60일의 기한을 주었다.
하지만 절차 개선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지난주로 이 기한이 경과되자 마감시한은 한 달 더 연장됐다.
지난해 가을 이후 신규주택 압류 및 회수 건수도 3분의 1 가량 줄었다.
뉴욕주는 작년 9월 이후 주택압류 건이 85%나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