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구름 위의 호텔' A380을 타다

입력 2011-06-17 11:02수정 2011-06-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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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기내·안락한 바…역시 '명품 비행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기내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하고 있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기인 A380은 든던 그대로 였다.

간략한 신분확인 절차를 거친 뒤 게이트로 들어서자 육중한 몸매를 자랑하는 A380이 눈에 들어왔다. 매끈하게 잘 빠져 있는 모습과 항공기 규모에 기자는 압도되는 듯 한 기분이 들었다.

16일 오전 11시 기자를 태운 프리미엄 항공기 A380이 독도 상공을 향해 비상했다. 대한항공이 17일 인천~나리타 투입에 앞서 2시여간 인천~독도 시범코스를 운행한 것이다.

항공사 중 6번째, 동북아에서 처음 도입한 A380은 말 그대로 구름 위의 호텔이었다.

A380은 길이만 72.72m, 너비는 79.75m이다. 날개는 농구코트 면적의 두 배인 845㎡에 달한다니 정말 농구를 해도 되지 싶었다.

높이는 아파트 9층 높이인 무려 24.09m로, 객실 2층으로 바로 들어가는 브리지도 별도로 설치돼 있다.

1층 일반석 객실에 자리를 잡았다. 좌석간 거리가 86.3cm로 두 다리를 뻗어도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기존 일반석 좌석은 장거리 여행을 하기엔 좁았는데 A380은 다리를 아래로 편하게 뻗을 수 있을 정도였다.

무엇보다 등받이를 뒤로 제치니 방석이 앞으로 밀려나와 안락함이 느껴졌다. 이코노미석의 재발견이었다.

더 커진 모니터 바로 옆에는 USB단자가 있고, 좌석 아래엔 콘센트 장치도 있었다. 이젠 기내에서도 배터리 소모 걱정없이 노트북 작업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맨 앞의 일등석으로 향했다. 12석에 불과한 일등석은 말 그대로 일등석이었다. 개당 2억5000만원짜리 답게 상당히 고급스럽다는 느낌이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좌우 칸막이를 자동으로 오르내릴 수 있었고, 머리쿠션도 자동으로 앞뒤로 움직였다. 수납공간도 많았고, 흔히 식사하거나 책을 볼 때 사용하는 접이식 탁자는 널찍한 원목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맨 앞 중앙에 설치된 널찍한 15개의 계단을 올라가니 비즈니스석 전용 라운지바가 눈에 들어왔다. 2명이 앉아 담소를 나누며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소파 2개가 칵테일 바와 함께 설치돼 있었다.

곧바로 뻥 뚫린 2층 공간이 펼쳐졌다. 대한항공은 2층에 94석의 비즈니스석만을 장착했다. 여기서 여행하는 것은 곧 비즈니스 전용기를 타는 기분일 것 같았다.

한참을 걸어 2층 맨 뒤로 갔더니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5~6평 규모의 칵테일바가 있는데 2명의 바텐더가 승객의 주문에 따라 음료를 만들어주는 공간이다.

바텐더는 승무원이 직접 담당하고 있었다. 이들은 보드카 업체인 스웨덴의 앱솔루트 아카데미에서 바텐더 전문교육까지 받고 왔다고 했다.

▲객실승무원이 1층 맨 뒤 공간에 위치한 기내 면세품 전시공간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주변엔 3명이 앉을 소파와 함께 서서 걸터앉을 수 있는 푹신한 벤치도 있다. 벽면은 포도와 다람쥐 문양으로 도배됐는데, 승객의 부와 행운을 비는 의미라고 한다.

칵테일을 한 잔 마시고 맨 뒤쪽 회전형 계단으로 1층으로 다시 내려오니 이제는 면세품 전시장이 기자를 반겼다. 진열장에는 향수와 화장품, 주류, 액세서리 등 54종의 샘플이 자석으로 단단히 고정돼 있었다.

에어버스사의 야심작으로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기인 A380은 대한항공이 도입할 때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다. 온전한 2층짜리 대형 항공기인데다 2층 객실 전체를 비즈니스석으로 채우고, 칵테일바와 면세품 전시장을 갖췄기 때문이다.

A380 운항 자체가 명품 항공사로서의 한 단계 도약을 의미하기에 대한항공은 이를 계기로 항공 여행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기자들과 함께 이날 비행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시간 내내 비행기에 대해 설명하느라 의자에 앉을 틈도 없었다. 마치 숙련된 승무원처럼 비행기 곳곳을 설명했다.

“2001년 9.11 사태 이후 세계 항공업계가 위기를 맞았는데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했습니다. 덕분에 좋은 가격 조건에 비행기를 살 수 있었습니다”

“경쟁사들은 단기 이익을 추구는 투자자가 많아 그런 대형 투자를 못했지만 우리는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조 회장은 기내 간담회 내내 명품 항공사 도약을 수차례 강조했다.

대한항공 A380 차세대 항공기 1호기는 6월 17일 오전 9시 10분 도쿄 나리타 공항으로 첫 투입되며 6월 인천~나리타, 인천~홍콩 노선을 시작으로 7월 방콕, 8월 뉴욕, 9월 파리, 10월 L.A. 노선에 순차적으로 취항할 예정이다.

이날 선보인 A380 1호기를 포함해 연내 5대, 오는 2014년까지 총 10대의 A380을 도입한다.

대한항공 A380은 승객들에게 최상의 감동을 선사하는 동시에 항공 여행 문화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는 선구자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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