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힐 스탠다드차타드(SC)제일은행장은 17일 노조가 무기한 파업을 결정한 것과 관련 “노조가 협상을 채택하지 않고 파업을 선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힐 행장은 이날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협의회 시작에 앞서 기자와 만나 “파업 시작 전까지 열린 자세로 노조와의 협상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노조의 파업 결정에 있어서 제가 가장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은 고객 서비스에 차질을 없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준비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SC제일은행 노조는 오는 27일부터 전 조합원이 참가하는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기로 16일 결정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임근 단체 협상이 결렬됨에 따른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성과연봉제를 임단협과 연계 지으면서 성의있는 교섭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성과연봉제를 3년여 동안에 걸쳐 연착륙 시키는 등 대폭적인 양정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SC제일은행 노조의 전면 총파업이 현실화되면 은행권에서는 지난 2004년 6월 구 한미은행 파업 이후 7년만에 첫 사례다. SC제일은행 노조는 지난달 30일 하룻짜리 경고성 총파업을 벌였다.
한편 금융권은 SC제일은행의 파업이 노동계의 전면 투쟁 불씨가 될지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 올해 은행연합회와의 임단협이 시작부터 삐걱거린데다 외환은행 노조도 하나금융의 피인수에 반대하는 등 곳곳에서 갈등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산업노동조합은 오는 22일 전국 34개 지부 10만영이 참가한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