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눌런드, 20년만에 첫 여성 대변인
빅토리아 눌런드 미국 국무부 신임 대변인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청사 1층에 위치한 브리핑룸에서 첫 정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하늘색 정장 차림의 눌런드 대변인은 때때로 미소를 지으며 여유를 보이려 애썼으나 `데뷔전'의 긴장감은 감추지 못했다.
주요 현안인 시리아 민주화 사태 및 그리스 재정위기와 관련한 질문에는 심각한 표정으로 미리 준비한 자료를 읽어 내려갔다.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유연하면서도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국경 문제에 대한 한 기자의 집요한 질문에 "나를 외교적인 문제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건 좋은 시도지만 오늘 거기까지는 가지 않겠다"고 유연하게 받아넘기기도 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방미 의제에 대한 질문에는 "다음주에 이와 관련해 자세한 사전 브리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양자관계와 지역안보, 국제사회 공조 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 브리핑 후 가진 백그라운드 브리핑은 전임자와 달리 자리에 앉아서 질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임자들은 통상 연단 위에서 기자들과 마주 서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첫번째 브리핑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다소 긴장이 풀린 듯 "아주 기분 좋다(Feel great)"면서 환하게 웃으며 브리핑룸을 나섰다.
눌런드는 지난 1989년 3월부터 1992년 8월까지 대변인을 지낸 마거릿 터트와일러에 이어 약 20년만에 등장한 첫 국무부 여성대변인으로 기록됐다.
그는 딕 체니 전 부통령 국가안보 고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주재 대사 등에 이어 최근까지 유럽재래식 무기감축협상(CFE) 담당 특사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