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컬처]한국예탁결제원 증권박물관

입력 2011-06-1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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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증권史 한자리에 '쫙'…'재미있는 경제' 아이들도 '와'

“여러분, ‘하멜표류기’ 들어봤죠? 이 주권은 1602년 세계 최초의 설립된 주식회사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가 발행한 거예요. ‘하멜표류기’의 하멜이 바로 이 회사의 직원이었죠. 하멜은 1653년 일본으로 가던 도중 제주도에 표류했고 13년 동안 우리나라에 머물다가 고국으로 돌아갔어요.”

▲증권박물관은 세계 각국에서 발행된 증권의 400여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로 발행된 주권을 비롯, 각 나라의 다양한 증권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들의 증권을 여러 가지 체험 코너와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처음보는 주권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설명을 듣던 아이들은 이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손을 들고 질문을 쏟아낸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박물관은 지난 2004년 5월 증권실물의 보존과 역사연구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경기도 고양시 백산동 예탁결제원 일산센터에 위치했으며 스위스 증권박물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증권전문박물관이다.

설립 첫해 3600여명이던 관람객은 올해 6월 기준 누적 관람객 8만명을 돌파했다.

주요 관람객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54%로 가장 많고 중고생 30%, 성인 16% 정도다.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자녀들의 경제교육으로 이어지면서 증권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나 교육기관의 관람문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교육효과 향상을 위해 자체 개발한 ‘관람 활동지’와 관람객의 눈높이를 고려한 ‘맞춤식 전시해설’을 관람객 증가의 주요 요인이다.

증권박물관에서는 원활한 운영과 지역사회의 참여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도슨트(docent, 박물관·미술관 등에서 전시물을 설명하는 전문안내 자원봉사)’를 13명을 두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박물관의 원활한 운영과 사회적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도슨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해설사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증권의 의미와 역할, 종류를 자세히 설명하고 권종·액면가·제조단계별로 증권을 전시해 관람자의 이해를 높이고 있다.

‘배워봐요! 주식시세표’ 코너에서는 증권박물관 마스코트 ‘척척 박사’가 증시란 무엇인지, 주식시세표는 어떻게 보는지 등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이어지는 ‘실시간 증권금융정보’ 코너에서는 종합주가지수·환율·금리, 각종 경제뉴스들을 실시간 검색해 증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다.

증권박물관 증권갤러리에는 세계 각국에서 발행된 증권의 400여년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로마시대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의 증권 역사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세계 최초로 발행된 주식회사 주권을 비롯해 각 나라의 다양한 증권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들의 증권을 여러 가지 체험코너와 함께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현재 증권박물관에는 1557점의 국내 실물 증권과 견양 증권, 867점의 해외증권과 일반사료 229점 등 총 4783점의 소장자료가 보관돼 있다.

한국증권의 기원이 되는 조선시대 다양한 문기(文記), 수표(手標)에서 시작해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 증권제도가 안정화돼 가는 과정을 지가증권, 건국국채 그리고 다양한 비통일규격 유가증권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1973년 발행된 롯데제과와 1993년 발행된 삼성전자 주권도 만나볼 수 있다. 롯데제과는 통일규격 유가증권이 등장하기 이전의 주식으로 디자인과 색채 등이 현재 주권용지에 비해 자유롭게 사용됐고, 상단에는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롯데제과 로고가 인쇄돼 있다.

▲증권박물관은 '모아모아, 금융경제교육' 놀토 특별 금융경제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금융경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증권박물관에는 일제강점기시대 증권, 북한의 증권, 세계 유명 기업과 산업 테마별 증권 등 세계 각국의 증권도 볼 수 있다.

1602년 설립된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인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주식뿐만 아니라 발명왕 에디슨이 1898년 세운 시멘트 회사 에디슨 포트랜드 주식과 찰리채플린의 서명이 남아있는 증권도 전시돼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증권이라 불리는 벨기에 주식은 아름다운 천사가 브루게 운하와 그 안의 도시들을 횃불로 비추는 모습이 인쇄돼 있다.

1950년 5월 북한에서 발행한 인민생활공채인 채권도 볼 수 있다. 10년 기한으로 모두 15억원 어치가 발행됐고 채권 구입대금을 7개월 분납할 수 있도록 해 당시 채권구매를 독려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슈렉’, ‘개미’, ‘샤크’ 등으로 유명한 영화회사 ‘드림웍스’의 주권이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볼 거리 제공을 통해 지속적으로 박물관 관람인원도 늘고 있다. 박물관측에 따르면 지난 2004년 3648명이 박물관을 다녀갔고 2007년 1만307명으로 1만명 관람시대를 열었다.

이후 3년만인 지난해 2만722명이 박물관을 다녀가 2만명 시대를 맞는 등 지속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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