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이 아이파크 아파트 시공 과정에서 100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피소됐다.
15일 서울중앙지검 등에 따르면 울산에 있는 아이파크 시행사인 C사 이모 대표는 지난 10일 현대산업개발 임원 4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 대표는 소장에서 "현대산업개발이 별도 계약을 통해 시공해야 하는 아파트 발코니 확장공사비를 분양가에 포함한 것처럼 속여 12억원 상당의 부가가치세 등을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공사대금 대신 미분양 아파트 640세대의 실질적인 소유권을 통째로 넘겨받아 매각하면서 신탁계약 형식으로 위장해 160억원의 취득ㆍ등록세와 부가가치세를 누락하는 등 모두 164억원의 세금을 탈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산업개발이 울산 외에 인천과 광주, 전주, 군산 등 다른 지역 아이파크 건설 과정에도 이러한 사업방식을 그대로 적용해 탈세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공동 관리하는 사업비 가운데 1128억원을 빼돌려 다른 용도로 쓰고, 동의 없이 미분양 아파트를 할인 분양해 100억여원의 손해를 끼쳤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도 고소장에 포함했다.
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조사부(배성범 부장검사)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고소장을 토대로 기초적인 사실 관계를 파악한 뒤 조만간 이 대표와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를 차례로 불러 사실 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탈세 혐의와 관련해 "신탁계약은 공사비 채권 확보를 위한 조치로 매출 부가세 신고 대상이 아니며, 발코니 확장공사 부분은 세금 누락분이 발견돼 현재 울산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횡령 및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사업비 지출의 경우 계약서에 명시된 것이며, 분양가를 할인한 것도 할인액만큼 공사대금에서 뺀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사측이 지난 4월 이 대표를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하자 이에 대응하고자 억지 주장을 펴는 것"이라며 "이번 고소건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