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무리한 골프장 건설에 멍든 계열사

입력 2011-06-13 11:08수정 2011-06-1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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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진 회장 일가 소유회사 회원권 매입에 재무구조 '휘청'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의 무리한 골프장 건설이 계열사들의 유동성을 위협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태광그룹 계열 21개사는 동림관광개발이 강원도 춘천시 인근에 건설하고 있는 휘슬링 락 컨트리클럽(구 동림CC, 이하 휘슬링락CC)의 회원권을 대거 사들였다.

동림관광개발은 이호진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개인 회사다. 휘슬링락CC는 최근 792억원 규모의 골프장 회원권 부당 매입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4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으며 검찰고발 조치되기도 했다.

동림관광개발의 2010년 결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12개 계열사가 지난해 추가로 797억원의 회원권을 매입했다. 이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금액인 792억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이에 따라 태광그룹 계열사가 사들인 휘슬링락CC 회원권은 전체 입회금 1724억원 중 90%인 155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문제는 골프장 회원권을 사들인 계열사들 중 다수의 재무 안정성이 정상이 아니라는데 있으며 일부는 자본잠식 상태이기도 하다.

그룹내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흥국화재를 비롯해 티브로드서해방송과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 한국케이블텔레콤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또한 이들 4개사를 포함해 흥국생명과 티브로드홀딩스, 대한화섬 등 10개사의 유동비율은 업계 기준치에 미달하고 있다.

유동비율은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능력 또는 그 신용능력을 판단하기 위해 쓰이는 것으로 신용분석적 관점에서는 가장 중요하다. 이 비율이 클수록 그만큼 기업의 재무유동성은 크며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을 안정적으로 보고 있다.

유동비율은 재무유동성의 확보에 매우 중요해 기업의 입장에서는 기업자본의 수익성을 저하시키지 않는 한도 내에서 유동비율이 커지도록 해야 한다.

이와 관련 태광그룹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해외투자에 따른 손실로 현재 일부 계열사들의 재무 상태가 악화됐지만, 회원권을 분양하던 당시 계열사들의 재무 상태가 좋았고 그 당시 회원권 시장의 형성가격에 맞춰 회원권을 분양했다”고 밝혔다.

그는 “타 그룹을 보더라도 내부 사정을 먼저 알 수 있는 그룹내 골프장에 영업 및 자산투자 목적으로 계열사들이 회원권을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부당거래 조사와 관련되서는 (금감원의) 최종 조사결과가 나온 이후에 공식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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