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지 모아가는 전 단계"…"몰아주는 일은 없을 것"
홍준표 의원의 구애에 친박계가 화답하는 기류다. 대중성을 확보, 최근 확정된 7.4 전당대회 룰의 최대 수혜자로 평가되는 홍 의원은 그간 친박계 의원들을 개별 접촉하며 朴心 잡기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나는 박근혜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라는 그의 발언은 ‘월박’(친이계에서 친박계로 이동)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을 정도로 친박계에 대한 구애의 손길은 확연했다. 또한 공공연히 “나는 비주류”임을 강조함으로써 친이계와는 일정 선을 긋기도 했다. 당내에선 이재오 특임장관과 되돌릴 수 없는 관계로 틀어졌다는 얘기마저 흘러나왔다.
모래시계 검사로 알려졌기에 그의 잇단 소신 발언은 대중에게 기존 보수와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심기에 충분했지만 친이계 일각에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인물’로 폄하되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 사실. 이 같은 부정적 인식은 친박계에선 되레 ‘최소한 중립은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는 배경이 됐다.
영남의 한 친박계 중진의원은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보완재를 자처하는 등 지금껏 거론된 주자들 가운데선 그래도 가장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고, 최근 그와 식사를 했다는 또 다른 중진의원은 “직전 지도부였다는 점이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걸림돌이지만 그만한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내부사정에 밝은 한 초선의원은 “중진들 사이에서 최근 자주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중지를 모아가는 전 단계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선택이란 말까지 나오면 오히려 역작용도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는 의원들도 있다. 한 중진의원은 “권영세 의원도 있지 않느냐”며 “우리가 논의를 해서 누구를 몰아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또 다른 의원도 “홍 의원이 당대표로 올라서면 변화는 몰라도 쇄신이 됐다기엔 부족함이 있다”면서 “아직은 이르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이 사실상 친박계 단일후보로 나서기로 함에 따라 친박계의 지원은 유 의원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손에 들고 있는 나머지 1표는 개별적 선택을 바탕으로 전략적으로 흐르지 않겠느냐는 게 친박계의 대체적 전망임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