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북부 가뭄 극심...농장·에너지업체 등 피해 광범위
재정위기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는 유럽이 '슈퍼박테리아'로 불리는 장출혈성 대장균(EHEC) 질환 사태에 이어 가뭄까지 겹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8일(현지시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 3~5월 100년 만에 가장 더운 봄을 보냈고, 잉글랜드와 웨일스는 지난 1910년 이후 두 번째로 극심한 봄 가뭄을 겪었다.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덴마크 헝가리 오스트리아 등 유럽 북부 지역 대부분에서도 1~4월 강우량 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럽 일부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지만 그동안의 가뭄 피해를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가뭄 피해는 선박회사에서부터 포도주 제조업체, 에너지 생산업체, 농장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프랑스 중부 리무쟁주의 한 목양업자는 "가뭄이 계속되면서 목장에 풀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올 겨울까지 양들이 먹을 건초를 마련하는데 2만~2만5000유로(약 4000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수입을 모두 양들을 먹이는데 쏟아 부어야 할 것"이라면서 "사실상 프랑스 거주자라면 다 똑같이 가뭄 피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루노 르 메이르 프랑스 농림부 장관은 "이번 가뭄은 30년 만에 최악"이라면서 "1971~2000년 평균 강수량의 45% 수준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96개 부처 중 3분의2는 이미 물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극심한 가뭄으로 지난달 유럽의 주요 수상 동맥이라 할 수 있는 다뉴브강의 수위는 100년 만에 최저로 낮아졌다.
프랑스에서는 하천 수위가 낮아지면서 수력발전으로 충당되고 있는 전력이 30%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