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지역 은행들 글로벌화 잰걸음

입력 2011-06-0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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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메가뱅크]<2> 금융위기 후 시장재편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구조조정을 겪었던 미국·유럽과 달리 일본·중국·호주 등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주요 은행들은 해외진출 기반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간 주요 일본과 중국 금융그룹들은 규모 면에서는 세계 30위 내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화, 사업구조 등의 측면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그룹으로서 평가받지 못했던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기 여파를 상대적으로 덜 받은 이들 금융그룹들은 위기를 기회삼아 글로벌 금융사들에 대한 지분 출자, 해외 사업확대, 사업구조 다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신규 수익원을 확보함과 동시에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상은행(ICBC) 등 중국은행들은 홍콩과 화교권을 중심으로 한 해외진출 전략을 펼치고 있다. ICBC는 필리핀 저축은행과 대만 보험회사를 인수하고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동아시아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또 미국 뉴욕·시드니 지점 설립, 동아은행 캐나다현지법인 인수, 파리·브뤼셀·암스테르담·밀라노·마드리드 등 유럽 5개지역 지점 신설과 같이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선진국으로도 진출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미쓰비시UFJ 파이낸셜그룹(MUFG) 등 일본은행들은 아시아와 구미지역을 중심으로 진출하고 있다. MUFG는 일본 내 비은행부문 강화와 해외사업 확대 일환으로 지분매입, 인수합병(M&A) 등을 적극 추진했다. 그 결과, 모건스탠리 지분참여, 미 방칼(BanCal) 완전 자회사화, 주요 아시아금융기관과 전략적 제휴 등을 성사시켰다. 또 중국과 인도 등에 지점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스미토모 미쓰이 금융그룹(SMFG) 역시 글로벌 금융사와의 M&A, 조인트벤처(JV) 설립 추진을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일본 내 증권사업을 인수했으며 영국 바클레이즈(Barclays)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또 베트남·라오스·한국·홍콩·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현지은행 지분 참여와 업무제휴, 인도·아시아·베트남 등의 지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 등 호주은행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은행(regional bank) 전략을 쓰고 있다. 이에 따라 ANZ는 2010년 현재 아시아부문의 규모를 2008년 대비 2배 이상으로 성장시켰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아시아 지역 6개 비즈니스 부문 인수와 중국 상하이도시상업은행, 텐진은행(Bank of Tianjin) 지분참여 등을 통해 규모를 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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