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며칠 전부터 고민에 빠졌다. 목의 뻐근함이 심해져서다. 통증이 있을 때면 틈틈이 손으로 두드려주거나 좌우로 목을 자주 움직여주면 나아지곤 했지만, 이마저도 소용이 없다.
이처럼 목 운동을 해도 증상이 계속 나아지지 않을 경우 보통 목 디스크를 걱정하게 되지만 이보다는‘근막통증증후군’을 의심해볼만 하다. 근막통증증후군은 스트레스를 받은 목 근육이 뻣뻣해지면서 근육성 통증이 발생해 생기는 질환이다.
증상은 흔히 ‘목이 뻐근하면서 뒤통수가 당긴다’라고 표현한다. 목이 아프면 으레 목 디스크를 의심하지만 실제로 병원에 찾는 환자는 근막통증후군으로 진단 받는 경우가 많다.
반면 목 디스크는 근막통증증후군과는 달리 목이 뻐근한 것은 같은데 손과 어깨 등 몸의 특정 부위가 저리는 현상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고개를 앞으로 내리면 괜찮은 반면 고개를 뒤로 젖히거나 양 옆으로 돌리면 아픈 경우도 많다. 또 목이 멀쩡하더라도 두통이 있을 경우엔 목 디스크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경성 디스크는 40세 이후에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노화로 인해 뼈와 인대가 자라 신경을 자극해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연성 디스크는 웬만하면 발생 확률이 낮다. 그러나 운전 중 큰 충돌을 겪었거나, 목이 앞뒤로 세게 타격을 받은 경우 만성적인 나쁜 자세에 의해 목 디스크가 빠져 나오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목 디스크는 통증 부위가 다양해 증상 판별이 힘들 때가 많다. 보통 X-ray, MRI(자기공명영상), CT(컴퓨터단층촬영), 근전도검사, DITI(컴퓨터열조영수) 등을 통해 진단한다.
단, 환자가 목 통증이 심하더라도 목 상태를 X-ray로 찍어봐도 아무 증세가 없을 때도 있다. 전신의 흉추와 요추, 골반의 X-ray에서 문제가 확인 되는 경우다. 이럴 때는 이 부위들도 치료해야만 목 디스크도 나아질 수 있다.
재활요양전문 동서병원 김계영 병원장(정형외과전문의)은 “목디스크는 굳이 수술하지 않아도 물리치료나 통증치료만으로도 증세가 완화될 수 있다.”며 “국소 고정을 위한 보조기를 사용하거나 냉온 찜질과 소염 진통제, 근육 이완제를 투여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된다.”고 설명했다.
목 디스크는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운동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하자.
마루에서 편안한 가부좌 자세로 바닥에 앉아 깍지 낀 두 손바닥을 등 뒤 바닥에 대고 가슴을 내밀거나 자기 전 두 손과 무릎으로 엎드린 후 고양이가 기지개를 켜듯 둥글게 마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물론 평소 목을 좌우로 천천히 돌려주는 목 스트레칭이나 맨손 체조 등을 틈틈이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목 디스크는 주로 일상생활 속 잘못된 습관들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목 건강을 해치는 습관들을 생각보다 많다. 책상에 장시간 앉아 있거나 컴퓨터를 사용할 때 고개를 자라처럼 쭉 빼는 것은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것들.
이밖에도 뒷사람과 고개를 돌려 얘기할 때, 휴대폰·MP3 등을 목에 걸고 다니기거나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감을 때에도 목에 무리를 주게 되어 디스크가 유발될 수 있다.
목 디스크 예방과 치료를 위해선 컴퓨터를 할 때 모니터와의 눈높이를 잘 맞추고 목은 앞으로 쭉 빼지 않고 고개를 숙이지 않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한다. 책을 볼 때도 엎드려 보거나 고개를 숙이지 않는 게 좋다.
그러나 이 같은 운동이나 찜질 처방에도 팔 저림이나 신경마비 증상이 지속된다면 수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연성 디스크일 경우 돌출된 디스크 부분을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특히 퇴행성 질환인 경성 디스크는 방치하면 사지마비라는 후유증이 올 수 있으므로 빠른 치료가 요구된다. 인공 디스크를 인체 내 삽입한 후 뼈의 높이를 맞춰주는 수술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디스크 수술 역시 경험 많은 전문의에게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목 부위는 중추 신경이 지나가는 곳이므로 잘못 건드리면 재생이 어렵고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김계영 원장은 “미세현미경 수술은 목 부위를 약 1cm 정도로 최소 절개한 뒤 현미경으로 환부를 보면서 시술하기 때문에 흉터도 적어 목 디스크 수술에 요즈음 많이 쓰이는 수술법이다”며 “이식물 삽입이 필요 없고 시술 후 회복 시간도 빨라 일상 생활로의 복귀도 단기간 내에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