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보다는 내실다져 강한 신한 될 것"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은행산업의 성숙도와 건전성 추이를 고려해 올해 총자산 성장 목표를 5%대로 정했다”며 “우량자산 중심의 건실할 영업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 행장은 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영전략과 관련해 “시장재편 상황에 대응해 기민하고 유연한 대응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한은행은 올해 무분별한 사업확장 보다는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서 행장은 “다양한 고객니즈에 기반한 차별적 상품과 서비스 제공, 미래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 제공 등 새로운 고객의 발굴, 고객과의 장기적인 상생 파트너쉽 구축과 효율성에 기반한 차별화 전략을 추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서 행장은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향후 저소득자·저신용자발(發) 가계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높은 수준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고객과 저신용자에 대해서는 분할상환 유도 등 사전적인 건전성 관리와 함께 회생 가능한 가계에 대해서는 상환 원리금 부담을 완화해 줄 수 있는 지원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이다.
▲인생에서 가장 바쁘고 많은 일을 한 기간이었습니다. 지주사 전략담당 부사장, 신한생명 사장을 지낸 이후 5년 만에 은행에 돌아와 보니 은행 규모가 많이 커졌고 대내외적으로 챙겨야 할 현안들도 많아졌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다소 어려운 시기에 취임했지만 강한 신한 문화가 이끄는 조직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고, 이러한 조직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이끌어 가야겠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행장님을 떠올리면 ‘현장경영’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행장님의 경영철학을 듣고 싶습니다.
▲취임 때부터 고객을 중심으로 한 강한 현장을 강조한 결과, △실행 중심의 문화 △전문금융인이 되기 위한 부단한 자기개발 △핵심 시장에 대한 영업동력 강화 등 강한 현장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강한 현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분산돼 있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일원화해 최고경영자(CEO)와의 대화나 업무제안이 보다 수월한 ‘광장2.0’이라는 온라인 소통채널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쌍방향 소통과 활발한 토론이 가능해지면서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하며, 작지만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실행에 옮겨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장에 있는 직원에 대한 권한위임(Empowerment)을 통해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졌습니다.
저의 경영철학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와 상생’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현장을 중시하고 실행을 중시하며, 원칙을 중시하는 것을 저의 경영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상당히 좋습니다. 올해 목표를 어느 정도 잡았는지요. 또 향후 경영전략을 말씀해주신다면.
▲재무수치적 측면으로 살펴보자면, 최근 은행산업의 성숙도와 건전성 추이를 고려해 올해 총자산 성장 목표를 5%대로 설정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실적을 다소 상회하는 수준을 목표 하고 있습니다.
전략적 시각에서는 기본적으로 2011년 글로벌경제 불확실성 지속 및 국내 경기의 둔화가 예상됨에 따라 은행권 최고의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우량자산 중심의 건실한 영업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시장재편 상황에 대응해서는 기민하고 유연한 대응정책을 펼칠 것입니다. 적지 않은 고객들의 이동과 사업부문별 판도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신한 특유의 응집력 있고, 속도감 있는 대응방안들을 시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퇴직연금, 자산관리시장, 우량자산시장 등 핵심영역으로 선정된 시장에서의 확고한 시장리더쉽을 확보해 나갈 것이며, 시니어·여성·젊은층(Youth)고객을 위한 비즈니스모델 구축과 함께 녹색금융시장에서의 성장 모멘텀 확보를 통해 정체된 시장환경 극복을 위한 다각적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올해 은행권 ‘리딩뱅크’ 경쟁이 어느 때보다 가열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말씀해주신다면.
▲신한은행은 외형성장에 대한 맹신으로 무분별한 사업확장 혹은 비합리적 가격정책으로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이전투구식 영업을 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신한은행을 믿어주는 고객과 핵심시장에의 시장리더십과 고객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면서, 이러한 믿음과 관계를 바탕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차별화 전략을 실행할 것입니다.
현재 다양한 고객니즈에 기반한 차별적 상품과 서비스 제공, 미래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 제공, 채널 혁신, 일하는 방식의 변화 등 새로운 고객의 발굴, 고객과의 장기적인 상생 파트너쉽 구축과 효율성에 기반한 차별화 전략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바로 이점이 신한은행의 올해 전략목표인 ‘차별적 역량’의 모습입니다. 세계 반도체 메이커들간의 가격 인하와 점유율 전쟁(치킨 게임)이 벌어질 때마다 삼성전자가 최종 승자였던 것도 궁극적으로는 뛰어난 생산성과 기술혁신에 기인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계대출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지만 대출 영업전이 한창입니다. 가계대출 건전성 문제에 어떻게 대비하십니까.
▲시장금리의 상승은 가계부채 부실위험을 증가시키고 있고, 물가도 동반 상승해 대출이자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금리가 1% 오를 경우 가계부문의 이자 추가부담은 금융권 전체적으로 연간 4조~5조원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저소득자나 저신용자의 경우 금리 변화에 따른 가처분 소득 증감의 민감도가 높고, 제 2금융권 고금리 대출 사용 비중 또한 높으므로 향후 저소득자·저신용자발 가계 부실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고 LTV고객과 저신용자에 대해서는 분할상환 유도 등 사전적인 건전성 관리와 함께 회생 가능한 가계에 대해서는 상환 원리금 부담을 완화해 줄 수 있는 지원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입니다.
-해외진출을 통한 현지화 정착에 대해 신한은행만의 전략을 듣고 싶습니다.
▲그동안의 글로벌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신한은행이 잘 알고 있고, 신한은행의 역량으로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판단되는 일본·베트남·중국·인도 등의 지역을 핵심시장으로 선정했습니다. 이 지역을 대상으로 모행의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경영컨설팅팀을 구성, 모행의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를 현지에 이식해 자력성장을 위한 역량을 업그레이드 하는 한편 지역별 특성에 맞는 영업모델과 상품 업그레이드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주요 핵심시장인 일본과 베트남에서는 지난 1년 동안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글로벌사업 재구축 프로젝트 TFT’를 구성해 현지 직원들과 함께 진출국가의 사업 및 영업전략, 비즈니스 모델 개발, 현지 신용평가모델 구축, 현지 인력 활용 확대 등의 중장기 사업확대를 위한 기반을 다져가고 있습니다.
다만, 신한은행은 바쁘다고 서둘러서 실패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고객관리 노하우·리스크 관리 등 신한은행 고유의 핵심역량이 해외네트워크에 고스란히 전파될 수 있도록 모행의 지원을 더욱 강화하면서 차근차근 목표를 향해 다가설 것입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계성고 졸업(1969) △고려대학교 사학과 졸업(1974) △신한은행 인력개발실장(1991) △면목동 지점장(1993) △포항지점장(1995) △전산정보부장(1997) △인사부장(2000) △개인고객부장(2002) △임원 선임(2004) △신한금융지주 상무(2006)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2007) △신한은행장(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