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은 김기문 회장 "대기업 오너의 통 큰 결정이 필요"
“대·중소기업의 상생이 지난해부터 이슈로 떠올랐으나 중소기업인들은 현장에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김 회장은 “대기업이 상생하겠다고 약속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게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이 ‘소나기 피해가기’식으로 상생을 추진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인이 가장 원하는 ‘일한 만큼 대가를 받는 것’을 실현하기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대기업이 하청업체 대표를 만나 경쟁업체가 제시한 가격을 공개하면서 더 밑으로 입찰에 들어오지 않으면 계약하기 어렵다고 으름장을 놓는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려면 대기업 오너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게 김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대기업 오너가 통 큰 결정을 해야 임원의 운신 폭이 넓어질 것”이라며 “대기업이 중소기업인과 대화하겠다며 전문경영인만 나올 때가 있는데 오너가 나와서 상생을 얘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소기업인도 자성할 부분이 있다고 거론했다. 그는 “중소기업인은 기업인으로서 불우이웃을 돕고 친환경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대기업에 불평만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임에 성공했으나 만족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그는 “어려운 중소기업을 잘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하지만 훌륭한 중소기업을 더 크게 하도록 돕는 것도 중요한데 그걸 못 했다”고 아쉬워했다.
김 회장의 꿈은 그전부터 추진해 온 홈쇼핑 채널은 이번 임기 때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겠다는 것이다. 또 경영자로서 화장품 사업에 진출할 계획도 세웠다.
그는 “올 하반기 대기업 대표와 정례적으로 만나 중소기업인의 애로 사항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며 “이미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논의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상생 의지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소기업인 대표로 이명박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의 상생의지를 느꼈다”며 “법과 제도는 한발 늦으니 민간 차원에서 서로 끊임없이 교류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인식에 많은 부분을 공감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