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더블딥 공포 현실화

입력 2011-06-02 10:07수정 2011-06-0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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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그리스 신용등급 Caa1으로 강등...주요국 제조업 위축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그리스가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선고를 받았다. 주요국 제조업황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 사태의 해결책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데다 인플레이션 압박에 긴축까지 맞물려 글로벌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일(현지시간)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이미 정크 수준인 ‘B1’에서 ‘Caa1’으로 하향 조정하며 처음으로 디폴트 가능성을 언급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Caa1’ 등급을 받은 국채의 경우 5년 내에 디폴트에 빠지는 확률은 50%에 달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1년 7월 ‘Caa1’ 등급을 부여받은 후 5개월 만에 디폴트를 선언했다.

무디스는 “그리스의 매우 불확실한 성장 전망, 재정적자 목표 달성 실패 등으로 채무조정 없이는 정부가 부채를 안정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면서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그리스 측은 무디스가 정부의 혹독한 재정긴축 노력을 감안하지 않았다며 반박하고 있다.

무디스의 강등 발표에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리스 위기 해법의 일환으로 채권단이 그리스의 신규 발행 채권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기존 채무를 상환받는 차환(rollover) 방식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인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겸 재무장관은 3일 룩셈부르크에서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 긴급 회동할 예정이다.

미국·중국·유럽 등 글로벌 주요국의 제조업 경기가 지난달 크게 위축되면서 글로벌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5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3.5를 기록해 지난 2009년 9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5월 PMI지수는 전월의 60.4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고 전문가 예상치인 57.1도 크게 밑돌았다.

유럽 시장 조사업체인 마르킷은 유로존 PMI 수정치가 54.6으로, 지난 2008년11월 이래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7개월만에 최저치다.

영국의 제조업 PMI도 20개월만에 가장 낮은 52.1을 기록했다

중국 5월 제조업 PMI도 52.0을 기록해 9개월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일본 대지진 이후 부품 조달 중단으로 생산자 경제활동에 영향을 끼친 데다 기업의 물가상승 부담이 가중되면서 주요국 제조업 경기 악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유럽의 채무위기가 좀처럼 가시지 않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차 양적완화를 종료하는 6월말 이후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긴축정책까지 겹친 탓이다.

전날 미국 주택가격 급락에 이어 제조업 경기까지 위축되면서 세계 경제는 더블딥 공포에 휩싸였다.

오픈하이머의 토마스 디 갈로마 애널리스트는 “부진한 주택가격과 시카고 PMI, 소비자신뢰 지표 등을 보면 향후 6개월동안 정부지출이 급격히 줄며 미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일본의 부품 수급상황이 개선되고 2차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달러 약세가 진정되는 하반기에는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켓와치는 “글로벌 경제를 억누르는 요소들은 일시적”이라며 “지난 5월 휘발유 가격이 하락했고 기업들이 공장가동을 이어갔으며 가계 대출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은선 기자 stop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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