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KP&I) 부회장으로 선임된 이장훈(58) 전 해양과학기술진흥원장이 자진 사퇴했다.
국토해양부 낙하산 인사 논란의 중심에 섰던 그의 사퇴에 대해 낙하산 논란의 조기 무마용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국토해양부측에서 사퇴를 종용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2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이윤재 KP&I 회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이 부회장은 전일 서울 종로구 당주동 KP&I 사무실로 나와 “번거롭게 해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국제물류기획관·해사정책관을 거친 국토해양부 국장 출신으로, 5월 18일 KP&I 이사회에서 부회장으로 내정됐었다. 그러나 국토부가 전직 고위 공무원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해운업 관련 민간기구에 전에 없던 부회장직을 신설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 한 관계자는 "해양대학교 출신으로 국토부 내에서 해양 전문성을 인정받을 정도로 능력이 출중한 분"이라면서도 "선배 예우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 내부적으로 굉장히 난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는 국토부의 외압이 있었다는 점을 일부 시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사의표명이 자의가 아닌 국토부의 종용에 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지자 국토부가 사건을 조기에 매듭짓기 위해 이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민간 해운업체 대표로 업체 대표로 선임된 최장현 전 국토부 차관 등 다른 전직 관료들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는 소리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퇴임 후 2년간 유관기관에 가지 못한다는 것 뿐이다. 관료들도 민간에서 또다시 능력을 인정정을 수 있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문제가 있는 인사라면)공정하기 해결하면 될 것"이라고 말해 모종의 조치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