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권도엽 국토 장관 취임사

입력 2011-06-0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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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엽 국토해양부 신임장관이 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다음은 취임사 전문이다.

사랑하는 국토해양부 가족 여러분,

제가 1차관을 마지막으로 떠난 지 9개월 만에 이곳을 다시 오게 되니, 감회가 새롭고, 특히 여러분들의 모습을 다시 뵙게 되니 무척이나 반가운 마음입니다. 또한 여러분의 사랑과 배려, 너무 고맙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좋게 평가해주신 덕분에 장관내정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제 자신 많이 부족했지만, 여러분들께서 같이 고생해주신 덕분에 청문회를 잘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1, 2차관님을 비롯한 간부들과, 노동조합 여러분들까지 많이 성원해주고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시 한 번, 요구자료 등을 작성하느라 수고하신 모든 직원들께 감사드리고, 한편으론 고생시켜 드린 것같기도 해

미안한 마음도 앞섭니다.

국토해양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새벽 일찍 일어나 장관으로서 여러분과 첫 대면하는 자리에서 과연 무슨 말씀을 서로 나누어야 할까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일방적으로 말하고, 듣는 의례적인 격식에서 벗어나 같은 배를 탄 한 가족으로서, 우리 모두가 함께 나누어야 할 가치가 무엇이 되어야 할지 고민해보았습니다.

국토해양 가족 여러분!

여러분에게 국토해양부는 무엇입니까?

누군가는 생계를 위해 돈을 벌기 위한 곳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또 누군가는 열심히 일해서 승진하고 성공하기 위한 곳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생계도, 사회적 성공도 모두 좋지만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저는 우리 인생 중 가장 열정적인 시간을 보내는 이곳이

여러분들에게 가치있고 행복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간에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 국토해양부가 통합된 지 4년차로 접어들었습니다. 그간 서로의 노력으로 내부의 화합적 융합이 어느 정도 달성된 만큼,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진정한 국토해양인으로서 우리만의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를 찾아야 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국토해양부에 근무하는 사람들로서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랍니까?

우리부가 하는 일은 밖에서 볼 때 굉장히 터프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우리들까지 터프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우리 국토해양부 가족들이 스마트하고 매력적인 사람들로 인정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청렴하면서도 매사에 분수를 지키고, 능력있고 당당하지만 남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남다르고 항상 겸손한 그런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먼 일처럼 생각할 필요없습니다.

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 해나간다면, 그리고 서로 돕고 격려하면서 함께 간다면 그 모습은 어느새 우리의 모습이 되어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여러분께 세 가지를 당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항상 긍정적 사고를 가지도록 합시다.

우리나라가 6.25의 폐허속에서도 단기간내 경제성장의 기적을 이룬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의 긍정적 사고가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잘 살 수 있으리라는 희망, 언젠가는 우리도 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시련을 잊고 앞으로 매진할 수 있는 힘을 얻었으며, 국운융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낙천적인 사람은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지만, 비관적인 사람은 기회가 와도 위험하다고 느낀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처럼, 부정적 사고는 스스로 불리한 상황을 계속 확대해 나갈 뿐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긍정적인 마인드와 희망을 가진다면 어떤 상황이라도 결국엔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부에 긍정의 에너지가 가득해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합시다.

두 번째로, 건강하고 활기찬 직장문화가 만들어 졌으면 합니다.

수동적인 자세로 지시와 규율에만 의존하는 조직은 이미 생기를 잃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직원들이 체념하는 조직입니다.

‘어차피 말해도 안 받아들여질 것이니까’, 혹은 ‘우리 의견과 상관없이 알아서 결정될 것이니까 ’라고 생각한다면, 그래서 상하관계에 소통이 막히고 서로간에 마음의 벽이 닫혀버린다면 겉으로는 아무일 없는 듯 보여도,

그것은 이미 죽어가고 있는 조직의 징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한 직장으로는 세상의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고 국민을 감동시킬 정책이 나올 수 없으며, 결정적인 순간에 직원 내부의 화합과 단결을 기대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직장문화의 개선은 몇 사람의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이게 또 하나의 형식적인 업무로 전락해서 직원들에게 부담을 줘서도 안될 것입니다.

이는 시간적 여유를 두면서 모두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개진하고 부처 내 공감대 아래 각자의 자발적 실천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다른 성공사례를 무조건 따라하기보다, ‘확실히 저 부처는 뭔가 다르다’는 우리만의 독특한 개성이 묻어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당부드릴 말씀은 자신의 업무와 맡은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라는 것입니다. 장관이 모든 업무를 총괄할 수 있는 것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여러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각자가 그 분야의 장관이라 생각하고, 실력을 다지고 전문성을 키운 만큼 제가 자신있게 정책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성은 책상에만 오래 앉아 있다고 저절로 키워지지 않습니다. 틈이 나는 대로 현장에 달려가 직접 정책집행 과정을 살펴보고,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만나 다양한 의견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이제 세상은 점점 융합과 통섭의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주택문제는 복지정책과 뗄 수 없으며, 도시정책은 문화적 관점에서 새로운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내 것만 알아서는 상대방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항상 배우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국토해양 가족 여러분!

우리 사회는 지난 반세기 동안 그 어떤 나라보다도 급격한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과 빠른 변화는 생존 수단이 되었고 이는 국가발전의 큰 동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타인에 대한 사랑과 배려, 사회 전반에서 지켜져야 할 신뢰의 원칙이 많이 훼손되고 흔들리는 아픔도 겪어야 했습니다. 이제 이 모든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이제 그 첫걸음을 우리가 먼저 시작해 볼 것을 여러분께 제안합니다.

사실 우리가 하는 모든 업무는 국민들이 쾌적하고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뜻깊은 일을 하는 우리들은 ‘멋지다’는 말을 들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열심히 일하면서도 일한만큼의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대하도록 할 지는 스스로가 만드는 법입니다. 우리 스스로가 국민들에게 배려와 신뢰를 보여주는데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공급자 편의 위주로 해오지 않았는지 반성해봐야 할 것입니다.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때, 진정으로 국민이나 기업, 민원인 등 우리 시책의 소비자 입장에서 일을 해야 합니다.

그 사람들과 같이 느끼면서 같은 입장에서 일을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업무 전반을 다시 되돌아보고 필요하다면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이에 맞게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택정책을 수립할 때에도 시장과 서민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전월세 시장 불안에 100% 잘 듣는 처방약은 없겠지만,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을 꾸준히 확대해 장기적 수급조정을 꾀하면서 자금지원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국민생활과 기업활동에 불편이 없도록 규제완화도 지속해야 합니다.

특히, 절차와 규정내용을 명확히 하여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하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덩어리규제도 계속 발굴하여 개선해야 합니다. 국민들에게 불안과 실망감을 주고, 대외적 신인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안전사고는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4대강, KTX, 건설, 항공 및 교통현장에서 사소한 고장이나 실수가 대형 사고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사전에 관련 시스템과 사람 행태 등을 점검하고 적절한 자원배분을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확실히 묻겠습니다.

갈수록 고령화되는 시대상황에 부응하고, 최고의 복지라 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국토해양산업의 파이를 키워야 합니다. 또한 시대적 화두인 저탄소 녹색성장에도 앞장서야 할 것이며 녹색생활 실천에도 앞장서야 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먼저 해양분야는 심해저탐사선과 위그선 개발, 리튬 등 자원추출과 해양바이오산업 육성 등을 통해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으로 개발해야 합니다.

또한 해안 지역은 레저ㆍ관광, 자원개발 등 新 산업 공간으로 가치를 극대화해 우리 문화수준을 제고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육상폐기물을 바다에 버리는 해상투기도 단계적으로 근절해 나가야 합니다.

교통수단간의 체계적인 연계와 대중교통 활성화를 통해 환경친화적인 녹색교통ㆍ물류체계를 구축해나가야 합니다.

4대강 사업과 경인아라뱃길 완공을 계기로 국토품격을 높이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강 주변을 체계적으로 정비해나가면서 주변도시를 에너지순환형으로 바꿔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건축물의 67%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은 도시 경관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도시계획적 그리고 도시미관적 관점에서 주택문제를 새롭게 접근해 新주거문화를 가꿔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빈곤한 계층에 대한 앞선 관심이 필요합니다.

서민주거에 대한 정책적 배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무장애(barrier free) 공간구조를 점차 확산시켜나가야 합니다.

우리부는 일자리를 직접 만들기도 하지만, 우리 분야를 통해 경쟁기반을 조성하고 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것도 많습니다.

해양, 국토정보, 해외건설, 철도 수출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찾아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야합니다.

건설ㆍ교통ㆍ해운산업은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가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야 합니다.

국토해양 가족 여러분!

제가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 정부 4년차를 맞아 기존에 추진하던 시책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면서, 그 시책이 실제 현장에서 조기에 가시화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스스로 자신이 맡은 분야의 업무는 책임지고 열심히 하겠지만, 그 중에 장관의 도움이 꼭 필요한 일이 있다면 저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또한 우리 부처가 하나되고 서로 신뢰하며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저부터 앞장서겠습니다.

어렵고 힘든 일이 있으시면 어려워 마시고 언제든 장관실로 오시기 바랍니다.

항상 여러분들의 든든한 후원자로 여러분들이 능력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옆에서 힘닿는 데까지 도와드리겠습니다.

국토해양 가족 여러분!

우리가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 직급의 구분은 불가피합니다만, 직급은 현재 그 분야에서 필요한 역량을 나타낼 수는 있어도, 사람 자체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직급에 연연해하기보다, 자기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멋진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3년 이상 어려운 상황에서 국토해양부 초대 장관으로 우리부를 잘 이끌어주신 정종환 장관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시 한 번 국토해양부 장관으로서 여러분과 같이 일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 희망을 얘기하고 뜻을 모아 최선을 다합시다.

매일 아침이 즐겁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밝고 재미있는 직장을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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