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본연 가치 찾아야” - 이해봉 “靑 거수기 자처한 前 지도부 때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1일 “당내에 패배주의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진의원 회의에서 “모처럼 뵈었으니 한 말씀 드리겠다”며 말문을 연 뒤 “우왕좌왕해서 국민들이 불안해한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주요정책에 대해 충분한 협의가 없는 것으로 비쳐져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그러면서 “한나라당이 추구하는 가치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동안 저희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이런 문제(위기상황)가 생긴 것”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신임 원내지도부 출범 이후 추가감세 철회, 대학 등록금 인하 등 일련의 정책들이 당내 충분한 협의 없이 발표됐을 뿐만 아니라 정책 성격이 한나라당 본연의 가치에 부합되지 않다 보니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자 이해봉 의원은 “한나라당이 패배주의에 젖어있다고 말했는데 동감한다”면서도 “왜 그런 패배주의에 젖게 되었는가는 원인에 대해선 우리가 제대로 알아야 대책이 나온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이 금융위기는 잘 극복했지만 정책 전환의 시기를 놓쳤다”면서 “(정책 기조를) 대기업, 수출과 성장에만 중점 두다 보니 하늘에서만 돈이 돌고 중산층과 서민층까지 내려오지 않았다. 이것이 (민심 이반의) 결정적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 정부와 싸우는 한이 있더라도 정책 전환을 빨리 했어야 했는데 전 지도부가 정부 정책에 그대로 따라갔다”며 책임을 전(前) 지도부의 청와대 추종 탓으로 돌린 뒤 “늦게나마 새 지도부가 정책 전환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소신을 갖고 용기 있게 해 달라”고 응원했다.
김영선 의원은 “청와대와 당이 처음부터 입장정리가 안 돼 있고 따로국밥인 것이 우왕좌왕하는 원인”이라며 “(각 정책에 관해) 공감이 안 돼 있다 보니 방향전환에 대해서도 입장 통일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청 간 미흡한 소통과 이해 부족을 강조한 것.
김 의원은 이어 “이명박 정부가 무슨 일들을 어떤 입장을 가지고 하는지 좀 더 내놓고 얘기하고 당하고 진지하게 토론해야지, 이렇게 가다가는 당 정책은 완전히 엉켜서 효과도, 지지도 못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당·정·청 회의를 전문가까지 포함해 분야별로 진지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복지와 산업정책이 연계, 일자리창출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