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참모진 개편은 2단계에 걸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청와돼 안팎의 전망이다.
이르면 이번주 중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차관급 교체 시기에 맞춰 인사 수요가 있는 청와대 비서관 일부를 교체하고, 수석급 이상은 한나라당의 7.4 전당대회 결과를 본 뒤 개편 여부를 결정한다는 `2단계 개편론'이다.
29일 청와대에 따르면 차관급 인사 등을 감안해 급한 자리를 먼저 바꾸고 수석급 이상은 전대 이후 개편을 고려하는 방향을 인사 가닥이 잡히고 있다. 이는 수요가 있으면 수시로 인사를 한다'는 대통령의 인사 철학과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청왕애 한 참모는 "아무래도 수석급 이상은 전대 결과를 봐야 할 것"이라며 "비서관급은 수요가 생기면 언제든 인사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4.27 재보선 참패 이후 유일하게 청와대만 개편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다 은진수 전 감사위원의 비리 의혹 등으로 다소 침체된 청와대 분위기를 일신하는 차원에서도 이번 차관급 인사 때 일부 참모진을 먼저 개편하자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말 "총선 출마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5월 중에 자리를 정리하라"고 말한 점 역시 `선(先)비서관급-후(後)수석비서관급 개편론'에 힘을 싣고 있다.
현재 비서관급에서 인사 수요가 생긴 자리는 일단 3곳이다.
지식경제비서관은 윤상직 전 비서관의 지식경제부 1차관 이동으로 공석이 됐고, 이성권 시민사회비서관과 박명환 국민소통비서관은 총선 출마를 위해 이미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연광 정무1비서관, 김희정 대변인 등도 차기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긴 하지만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차관급 인사와 맞물려 일부 부처 출신 비서관들이 정부 내 차관급 고위직으로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수석급 이상 참모진의 경우 이 대통령이 사실상 재신임을 한 상태이지만, 한나라당의 7.4 전당대회 결과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도 지난 유럽 순방 직전 수석비서관들을 불러 "한나라당의 새로운 지도부가 자리 잡는 것을 봐야 한다"면서 "청와대 개편은 필요한 자리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7.4 전대에서 큰 이변이 없다면 임 실장을 포함한 수석급 이상 전원 또는 대부분이 유임될 게 유력한 상황이다.
특히 임 실장의 경우 이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1년 반 이상 남은 상황에서 그를 대체해 국정 운영을 보좌할 인물을찾기가 어렵고, 내년 4월 총선 결과에 따라 대대적인 인적 개편 바람이 불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까지는 유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개편안 마련 작업도 임 실장에게 맡긴 것으로 알려졌으며, 임 실장은 국정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주변에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만약 7.4 전대에서 지도부의 연령층이 예상보다 젊어지거나 계파 비율이 변하는 등의 획기적 변화가 나타나면 청와대 참모진 개편 폭도 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경우 임 실장의 거취 역시 유동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새로 구성되는 한나라당 지도부의 성향과 색깔에 청와대 참모진의 면면을 맞출 필요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예를 들어 40대 대표가 등장한다면 수석급 이상 참모들도 젊어져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