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침통한 분위기 속 이화경 사장 역할론 대두
26일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구속이 결정되자 오리온그룹은 당혹함을 감추지 못한 가운데서도 비상대책회의를 준비하며 향후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룹 임원 대부분은 구속이 결정되기 까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법원 앞에 모여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리온그룹 고위 임원은 27일 오전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제 회장님의 구속이 결정되기까지 대부분의 그룹 임원이 서초동(서울중앙지법)에 모여 향후 그룹방향에 대한 논의를 했다"며 "향후 본격적인 대책 논의는 오늘 8시30분 비상대책회의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리온그룹은 예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움직여왔기 때문에 회장님이 구속됐다 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최대한 회사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리온그룹은 담 회장 구속으로 큰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다른 관계자는 "그룹 오너가 구속된 만큼 임직원들의 분위기는 당혹감과 침통함 그 자체"라고 전했다.
한편 법원이 담 회장의 구속을 전격 결정하자 그룹 내부에서는 이화경 사장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 사장은 수년 전부터 최근까지 메가박스와 온미디어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회사들을 모두 처분하고 외식 사업만 운영해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재계에서는 최근 그룹 오너의 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두각을 보이면서 이 사장 역시 이번 비자금 조성과는 별개로 그룹 내에서의 역할과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오리온그룹은 ‘사위경영’이라는 이름으로 담 회장의 역할이 컸지만 이번 비자금 사건을 분수령으로 이화경 사장 쪽으로 그룹 중심이 옮겨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검찰 수사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이화경 역할론이 부각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