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을 보니까 너무 반갑다” “악수 한 번 하자”
24일 조용했던 강원도 양양군 시골장터가 떠들썩했다. 지난 4.27재보궐 선거로 중단했던 희망대장정을 재개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이번엔 양양시장을 깜짝 방문했기 때문. 손 대표는 과일가게에 들러 토마토를 사고, 나물가게에선 개두릅도 한 움큼 집어들었다.
손 대표의 희망대장정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06년 7월 한나라당 대선주자의 길을 닦기 위한 ‘민심대장정’이 1탄, 한나라당 탈당 이후인 2007년 6월 당시 범여권의 대통합 논의 참여를 선언하며 2차 민심대장정의 길에 올랐었다.
그러나 이번 희망대장정은 손 대표에게 어느 때보다 각별하다. 제1야당 대표이자 분당 보선 승리로 야권의 명실상부한 대권주자로 입지를 굳혔다.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올 여름까지 전국을 돌며 목표로 한 100회를 모두 채울 계획이다.
손 대표의 최측근인 강훈식 정무특보는 “희망대장정은 손 대표가 역설한 ‘민생진보’를 보여주는 실천”이라고 전했다. 손 대표는 최근 “이념놀음보다는 민생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겠다”며 민생진보를 기치로 삼았다. 좌우의 틀에서 벗어나 길 위에서 서민들의 보육, 일자리, 청년실업, 지역현안 등을 듣는다는 측면에서 일견 타당한 평가다.
당내에선 손 대표의 민생진보론을 두고 “당 노선을 ‘중도’로 잡은 것 아니냐”는 궁금증과 “진보개혁파와 노선 갈등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지만, 장터에서 손 대표와 마주한 국민들은 그와의 만남 자체를 민생진보로 체감할 지 모를 일이다.
강 특보는 “정치 지도자들이 선거 때 빼고는 시골까지 다닐 일이 어디 있겠냐”며 “소도시에서는 손 대표가 찾아와 함께 토론하고 그 일이 기사화되는 것 자체가 인식전환의 기점이 될 테고, 국민들이 두고두고 곱씹으며 기억한다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엄청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