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불발은 여야 이견이 아닌 여야 합의 하에 이뤄진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국회 농수위 한나라당 간사인 강석호 의원은 24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24일) 전체회의 전에 여야 간사가 논의해서 오늘 (보고서 채택을) 안 하기로 했다”면서 “서 내정자가 장관으로서 상당히 미흡하고, 검증해야 할 부분도 남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자는 게 (농수위 소속) 여당 위원들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농수위 소속 한나라당 황영철 의원도 이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여야 합의로 보고서를 채택치 않기로 했다”면서 “상임위에서 여야 만장일치로 채택을 유보했다”고 전했다. 그는 “전체회의 개회 전에 (여야 위원들이) 다 모여서 논의한 결과”라며 “오늘 (보고서) 채택을 유보한 것만 봐도 다들 무슨 생각인지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의원은 “어제(23일) 청문회를 지켜본 농민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부정적 의견을 전달해왔다”면서 “여당 내에서도 후보자 개인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사실이나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집권여당으로서의 책무도 있어서 고민이 크다”고 귀띔했다.
여당 의원들의 ‘부적격’ 판단을 배경으로 ‘보고서 채택 유보’라는 여야 합의가 도출되었고, 때문에 이날 전체회의는 여야 간 이견이나 충돌 없이 개회한 지 2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곧바로 산회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산회 직후 별도의 회의를 가졌으나 이 자리에서도 대다수가 서 내정자의 도덕성과 자질 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농수위 정수는 19명으로 이중 한나라당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을 포함해 11명으로 구성,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뜻밖의 한나라당 태도에 서 내정자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껏 높였다. 김우남 간사는 같은 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당 내에서도 서 후보자에 대해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의원들이 많다”면서 “서 후보자는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내정자는 자신이 차관 시절 직접 만들었던 쌀 직불금 부당 수령 외에도 △농지 원부 허위기재 △위장전입 △양도소득세 부당 감면 △건강보험료 미납 등의 의혹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