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재정위기로 세계 경제의 화약고로 떠오른 남유럽으로의 수출 물량이 올해들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재정위기의 진원지로서 PIGS(포르투갈ㆍ이탈리아ㆍ그리스ㆍ스페인)로 불리는 남유럽 4개 국가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은 올해들어 극히 부진한 양상이다.
지난해 1∼4월 8억8293만달러에 달했던 포르투갈에 대한 수출액은 올해들어 4월까지 4억9045만달러로 거의 '반토막'에 가까운 수준으로 줄었다.
그리스에 대한 수출액도 올해 1∼4월 3억42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8% 급감했다.
올해 1∼4월 스페인으로의 수출은 6억7065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3% 늘었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올해들어 지난해에 비해 28.6% 급증한 것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증가폭이다.
이탈리아에 대한 수출은 올해들어 3월까지 증가세였으나 최근 채무위기가 불거지면서 4월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른 남유럽 국가에 비해 국가재정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이탈리아는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S&P가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등 재정위기가 가시화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 4개국의 채무위기가 해소될 조짐을 보이기는커녕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상이어서 이 지역으로의 수출전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이 지역으로의 수출은 선박이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정보기술(IT) 제품, 철강제품, 기계류 등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액에서 4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7%가량에 불과해 올해들어 이어지고 있는 대외수출 호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관세청 관계자는 "남유럽 재정위기가 다른 유럽지역이나 미국 등으로 확산되지 않는 이상 수출전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