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22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지 두 달 만에 서울 재건축아파트 시가총액이 1조원 가까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서울 8개 구 재건축아파트를 대상으로 대책 발표 이전과 이후의 시가총액을 비교한 결과, 지난 3월 18일 83조7598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이 현재(5월 20일 기준) 82조8500억원으로 9098억원 떨어졌다.
이번 조사는 강동구·송파구·강남구·서초구·용산구·노원구·관악구·동작구 등 8개 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역별로는 강동구 시가총액이 12조8511억원에서 12조5607억원으로 2904억원 감소하면서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어 송파구와 강남구도 각각 2894억원, 2400억원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아파트가 많지 않은 비강남권은 용산구가 177억원, 노원구 26억원, 관악구 16억원, 동작구 7억원이 하락해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았지만 시가총액이 오른 곳은 단 한곳도 없었다.
주요 재건축 단지 중에서는 개포동 주공4단지가 174억원으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그밖에 고덕 주공3단지가 171억원, 서초 잠원동 한양아파트 163억원, 둔촌 주공1단지는 158억원이 각각 떨어졌다.
3·22대책 다음날인 23일 개포택지개발지구 재정비안이 통과되고 재개발 구역 용적률이 완화되는 등 호재가 이어졌지만 시장이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1번지 채훈식 실장은 "3.22 대책에는 시장을 살릴 만한 요소가 없었고, 오히려 취득세 감면과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둘러싼 혼선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부활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서울 고덕, 강일3, 강일4지구 등 강동구에만 3개 보금자리 사업지구가 지정되면서 재건축 수요는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