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상도의 넘어선 착한마케팅

입력 2011-05-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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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2위 업체 홈플러스가 3위 롯데마트를 겨낭한 ‘비방 마케팅’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3월 ‘통큰치킨보다 싼 착한치킨’이라며 비방광고를 한 홈플러스가 이번엔 ‘콩나물’로 롯데의 신경을 긁었다.

홈플러스는 19일부터 국내산 무농약 콩나물(400g)과 수입산 콩나물(1kg)을 1000원에 판매하면서 롯데의 ‘손큰 콩나물’보다 싼 ‘착한 콩나물’ 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손큰 콩나물이 375g에 1100원이어서 100g으로 따지면 43원정도 싸다는 것이다.

롯데마트가 1년 내내 물량 한정없이 판매하는 손큰 콩나물을 일주일 한정판매 제품인 착한 콩나물과 비교하는 것은 손님을 끌어들이려는 ‘미끼 마케팅’이라고 비난하자 홈플러스 반응은 점입가경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창립기념행사로 5주 동안 콩나물을 싸게 팔아 최대실적을 거둔 것을 보고 롯데가 뒤따라 업계 최저가 제품을 내놓았다며 ‘오히려 따라한 것은 롯데쪽’이라고 불쾌해했다.

대형마트 업체들의 ‘헐뜯기 식’ 가격경쟁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소비자들이 유독 홈플러스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는 한수위 높은 ‘지나치게 공격적인 광고문구’ 때문이다. 에둘러 표현해도 소비자들은 어느 제품을 뜻하는지 알 수 있다. 홈플러스는 대놓고 “00보다 싸요”라고 광고한다.

이마트·롯데마트가 제품과 상황에 따라 ‘비교광고’ 강약을 조절하는 데 비해 홈플러스는 가능한 모든 제품을 경쟁사와 비교한다. 홍보와 매출 효과는 얻을 수 있겠지만 상도의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는 비판이 이는 건 당연하다.

매번 공개적으로 경쟁사를 언급하고 깎아 내리는 것은 착한기업을 지향하는 회사의 자세는 아니다. 서민들의 생활에 보탬이 되고자 ‘착한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선언한 ‘착한기업’이지만 ‘착한 마케팅’부터 배우는 게 순서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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