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백수 되어도 中企는 안가요"

# 전북 부안에서 취업을 위해 서울로 올라온 박대희(30)씨는 3년째 일자리를 찾고 있다. 박씨는 대기업 공채에 입사지원서를 넣고 있지만 매번 불합격의 고배를 마셨다. 상황이 이렇자 박씨의 친구들과 가족들은 이제 그만 대기업 입사의 꿈을 접고 중소기업에라도 취직하라고 부추기지만 박씨는 중소기업에는 입사할 마음이 없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다.

청년실업자가 40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중소기업체들의 인력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청년 취업자들이 중소기업 입사를 꺼리는 것은 급여나 직원복지 등이 대기업과 비교할 때 떨어지고 기업에 대한 안정성 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청년실업률은 9.5%로 지난해 2월(10.0%)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아울러 지난달 청년(15~29세) 실업자 수는 39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7000명(4.6%) 증가했다.

하지만 청년들이 취업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일자리 부족 보다는 맘에 드는 일자리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현대경제연구원이 대학생 5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학생들은 청년실업의 원인에 대해 75.6%가‘마음에 드는 일자리가 없어서’라고 답할 정도로 청년들의 취업조건은 높다. 반면‘일자리가 없어서’라는 응답은 19.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2년째 취업 준비중인 정지민(26)씨는 “대기업에 입사한 친구 얘기를 들으면, 급여도 높고, 월차 등 복지 혜택도 잘 돼 있다”며 “왠지 중소기업은 업무량은 많은데 급여나 복지 같은 조건은 열악할 것 같아 지원을 꺼리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입사를 꺼려하는 청년들의‘눈높이 낮추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중소기업에서 인사를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상당수 중소기업은 대기업 못지 않은 복지 혜택을 갖고 있다. 대다수의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막여난 편견으로 입사지원을 꺼리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며“중소기업에 입사해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고 대기업으로 이직한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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