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열전]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 vs 정몽혁 현대상사 회장

입력 2011-05-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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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원개발 공격경영으로 '진검승부'

대우인터내셔널과 현대종합상사는 각각 2010년 포스코, 2009년 현대중공업에 인수됐다. 새 가족과의 짝짓기 후 두 회사는 그룹의 해외시장 개척, 자원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포스코 사장 출신인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역임한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은 모기업과의 융화와 함께 공격적 경영으로 기업가치를 올리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주가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포스코의 인수를 승인한 작년 8월27일 3만2000원에서 6일 3만9400원으로 마감됐다. 현대상사 주가는 현대중공업과의 인수합병 본계약이 체결된 2009년 12월10일 1만9050원에서 6일 2만7450원까지 올랐다.

해외자원개발이 핵심 사업으로 부상하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종합상사의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원개발사업 비중이 높을수록 종합상사의 주가는 원자재 가격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며 “지금까지는 원자재 가격 상승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올해부터는 해외 자원개발, 신규 수출처 개척 등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 성장동력 찾는 재무통

이동희 부회장이 대우인터내셔널 CEO로 취임한 지 벌써 2년째다. 그러나 대우인터내셔널 홈페이지 CEO 소개 코너에는 인사말 대신 여전히 작년 10월1일자 취임사가 올라와 있다. 취임 당시의 각오가 지금까지 유효하다는 의미.

이 부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포스코 패밀리사들은 대우인터내셔널이 남보다 먼저, 그리고 남보다 더욱 멀리 진출해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고 선점하는 핵심적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패밀리사들의 사업 확대와 신시장 개척 지원을 통해 포스코그룹의 공동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이 부회장 취임 후 대우인터내셔널은, 원료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자원 확보에 주력하는 포스코의 전략에 충실하다. 상대적으로 개인 역량을 중시하던 대우인터내셔널에 포스코의 조직문화를 심는 작업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정통 ‘포스코 맨’이었던 이동희 부회장이 이끄는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 패밀리’로서의 정체성을 뚜렷이 하는 것.

이 부회장은 1977년 포항제철에 입사해 30년 넘게 포스코에만 몸담았다. 포스코 사장을 퇴임하던 지난 2월, 직원들에게 보낸 “포스코는 저의 인생이자 종교였다”는 이메일이 회자되기도 했다.

포스코에서 예산실장, 자금관리실장, IR담당 임원, 기획재무부문장을 거친 ‘재무통’으로 포스코의 재무건전성과 주주가치를 한 단계 높였다는 평이다. 홍콩사무소장,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하며 기획 분야에서도 능력을 발휘했다.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앞장섰던 ‘전략가’로서의 면모도 돋보인다. 비록 좌절했지만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세웠던 그의 계획들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공격경영 펴는 불도저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 역시 2년차 CEO로서 현대종합상사를 자원개발 분야에 특화된 전문 기업으로 키우고 있다. 정 회장은 또 “급변하는 무역환경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친환경 영농사업·풍력·태양광 등 바이오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같은 기업 성장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지난 2월에는 현대상사 주식 20만주(0.9%)를 장내 매수해 보유 주식을 185만2694주(지분 8.30%)로 늘리기도 했다. 정몽혁 회장은 당시 “회사 비전에 대한 강한 확신과 대표이사로서 책임경영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 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6번째 동생인 고 정신영씨의 외아들로,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보살핌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32세 때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와 대표가 되고 현대석유화학 대표이사직도 동시에 맡았다. 인천정유를 인수하고 ‘오일뱅크’ 브랜드를 발표하면서 승승장구해 ‘불도저’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무리한 차입으로 경영이 악화돼 부실경영 책임을 지고 2002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3년3개월만인 2005년 7월, 현대차 납품업체인 아주금속공업 대표이사로 재기했다. 이후 현대자동차 계열 부품업체인 메티아 사장, 조명기구 제작업체인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 사장을 거쳐 2010년 초 현대종합상사가 현대중공업에 인수되면서 회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후 직접 아프리카 출장을 떠나는 등 공격적 경영으로 현대종합상사 실적 상승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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