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교사가 성적 욕심에 시험문제 유출

입력 2011-05-0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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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고교서 중간고사 재시험

경기도 화성의 한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가 중간고사 시험 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4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험문제 유출 의혹으로 지난달 30일 2학년 중간고사 수학과목 재시험이 치러졌다.

이 학교에서 중간고사 재시험이 치러진 이유는 앞서 치러진 시험에서 수학 담당 기간제 교사 곽모씨가 자신이 맡은 2개반에만 대비 자료를 배포하면서 문제 유출 의혹이 일었기 때문이다.

곽씨는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 1일 학교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 같은 의혹은 이 학교의 2학년 수학 선택 5개 반 중 자료를 받지 못한 나머지 3개반 학생 일부가 학교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2학년 5개 학급 수학 중간고사 문제는 시험대비 자료를 자신이 담당하는 반에만 배포한 기간제 교사와 다른 교사 2명이 공동으로 출제했다.

학교측은 문제 유출 의혹이 일자 교과협의회와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통해 검토 결과 재시험을 치르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9일 이같은 사실을 경기도교육청에 보고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민원을 제기해 출제 문제를 살펴보니 교사가 자신이 맡은 2개 반에만 배포한 200개 예상문제 자료와 중간고사의 서술형 문제가 유사한 경우가 발견됐다”면서 “이 교사는 성적 욕심이 많고 의욕이 넘쳐 아침에 수업이 뒤떨어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면서 지난해 자료 제본료로 3000원을 받고 배포한 경우가 있어 지적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에 따라 시험문제 유출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교육청은 시험 상황이 공정하게 조성됐는지 여부를 면밀히 파악하고 기간제 교사가 배포한 자료와 시험문제가 유사성이 드러날 경우 경고나 징계 등 제재를 내린다는 방침이다.

자료를 받은 2개 학급과 나머지 3개 학급의 애초 중간고사 채점 결과도 조사할 예정으로 성적 차이가 클 경우 배포 자료와 시험문제의 유사성이 높다는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기간제 교사는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으나 이 교사는 2번의 계약기간 연장을 통해 2년 2개월간 이 학교에 복무하면서 수학 과목을 담당했다.

기간제 교사는 정교사가 출산 등으로 공백기간이 발생한 경우 역할을 대신하게 되며 정규직이 아니어서 계약이 끝난 후의 계약연장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발령 대기 교사 자격증 소지자나 임용고시 탈락자가 기간제 교사로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이 교사가 이후의 재계약을 염두에 두고 성과를 내기 위해 자신이 맡은 2개 반에만 시험대비 자료를 배포하면서 시험 문제를 유출하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기간제 교사제의 고용불안이 시험문제 유출을 낳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간제 교사 운영의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의혹의 당사자인 기간제 교사의 이같은 행위가 이전에도 있었을 가능성도 있으나 학교측은 학생들의 관련 민원 제기가 이번에 처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는 올해 3월 신임 교장이 부임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 학교에서 시험의 공정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가 검토한 결과 재시험이 치러졌다”면서 “앞으로 사실 여부와 경위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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