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들이 꼽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
패션계에서는 흔히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라고 부르는 물건들이 있다. 이는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반드시 지녀야 할 옷이나 가방, 신발 등을 말한다. 매 시즌이 시작될 때마다 사람들은 패션에 앞장서기 위해 각 브랜드별 ‘신상품’을 손에 넣으려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패션계를 이끌어가는 디자이너부터 각 매거진 편집장들이 말하는 ‘진짜’ 머스트 해브 아이템은 그 시즌에만 반짝 유행하는 ‘신상품’이 아닌 몇 십년이 지나도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라고 입을 모은다.
명품 브랜드를 유심히 살펴보면 제품 출시 후 오랜 시간이 지나도 유행과는 상관없이 꾸준히 인기 있는 제품이 있다. 디자인은 가장 베이직하지만 그 브랜드를 대표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20, 30년 전에 구입한 아이템일지라도 전혀 촌스러운 티가 나지 않는다. 명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진가를 발휘한다는 말이 있듯이 오히려 오랜된 아이템일수록 고급스러우면서도 빈티지한 멋을 살릴 수 있다. 이같은 명품 브랜드의 대표적인 ‘머스트 해브 아이템’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버버리 트렌치코트의 역사는 10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 넘는다. 브랜드 창립자 토마스 버버리가 1차 세계대전 당시 정형화된 레인 코트를 디자인하기 시작하면서 기능성 견장, 가죽 허리띠 등을 디자인에 응용해 ‘트렌치 코트’를 탄생 시켰다. 이때부터 군장교들은 유니폼으로 버버리의 트렌치 코트를 착용하기 시작했고 영화‘애수’와 ‘카사블랑카’등 영화 속 주인공들이 우수어린 남자상을 표현할 때 단골 소품으로 쓰이면서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버버리 트렌치 코트는 현재 대를 이어 물려 입을 정도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알마 백은 출시 이후 1955년에 들어서면서 새롭게 해석되고 변형된 ‘샹젤리제’란 이름으로 부활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1992년에는 또 다른 새로운 변화를 거쳐 보다 모던하게 재해석된 후 지금의 ‘알마’로 탄생하게 되면서 루이뷔통의 가장 대표적인 백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엘레강스하며 여성스럽고 심플함을 자랑하는 알마백은 다용도 시티백 답게 넉넉한 공간의 실용성을 특징으로 지금껏 다양한 사이즈와 소재의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알마의 모노그램 MM 사이즈 중 가죽 소재는 시어머니를 위한 베스트 혼수용품으로 꼽히고 있으며 애나멜 소재는 세련되고 발랄한 느낌이 더해져 젊은 여성층에게 인기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오는 4월말부터는 더 작은 사이즈의 ‘베이비 알마’가 출시될 예정이다.
이후 레이디 디올 백은 다이애나 비가 가장 좋아하는 백으로 알려지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올의 첫 번째 가방이 되었다. 한때 일본에서 품귀 현상을 일으키기도 한 레이디 디올 백은 루이뷔통의 알마 백과 비슷하게 매 시즌마다 새로운 소재와 디테일을 선보이며 꾸준히 사랑받는 대표적인 스테디 셀러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매년 소재와 디테일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각 제품별 느낌은 모두 다르다. 스테디셀러로 오래도록 간직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유행을 타지 않는 소재를 골라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