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재계와 갈등 구조 갈 데까지 가보자

입력 2011-04-27 11:06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물가잡기·이익공유제 등 압박에 대기업과 갈등

MB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집권 후반기들어서면서 반(反) 프렌들리 정책 일색으로 바뀌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이나 동남권 신공항에 이어 최근에 물가를 잡기 위해 시도되는 기업 압박은 공약이 오히려 갈등의 중심이 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특히 공약을 둘러싼 갈등이 집권 후반기에 터져나오면서 정권의 레임덕을 가속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책사업 뒤집기…대선 공약발 갈등 = 세종시 수정안에서 시작된 ‘대선 공약발 갈등’은 신공항 백지화로 이어지면서 정부와 한나라당·청와대 간의 갈등은 물론이고 국론마저 분열시키고 있다.

또 다른 대선 공약이었던 ‘부동산 취득세 인하’는 매끄럽지 못한 정책 추진으로 또 다른 갈등을 불러온 사례다.

지방자치단체의 세수감소로 이들의 불만을 불러올 줄 뻔히 알면서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한 채 정책을 추진하는 결정적 실수를 저질렀고 이는 시장 전반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취득세 인하라는 공약이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 정부는 또 다른 대선 공약으로 지방 재정 확충을 내세웠는데 종합부동산세를 없앤 데 이어 취득세까지 인하하는 상황에서 지방 곳간까지 채우겠다는 것은 실상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었다는 얘기다.

같은 줄기에서 중앙정부 권한을 대폭 이양하겠다던 대선공약도 현재 절반가량 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앙정부의 잘못된 공약과 정책 수행 능력이 지자체의 반발을 불러오고 이것이 국민 전체의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反 기업 정서에 재계와 갈등 = 최근 SK에너지가 기름값 인하를 단행한 것이 대표적인 반 기업 정서라는 지적이다.

또 고물가로 통신사에 요금 인하를 압박하는 것 등 올들어 물가 안정을 위해 단행한 각종 대기업 압박 정책들이 점점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올들어 물가 안정에서 비롯된 각종 대기업 압박 정책들이 ‘동반성장’과 ‘공정사회’의 색깔을 입힌상태에서 정부는 압박의 강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

물론 각각의 정부 정책은 물가안정이나 동반성장 등 목적과 당위성이 분명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 기업 쏠림현상은 갈수록 두드러진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홍역을 앓았던 ‘초과이익공유제’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이름만 바꿔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또다른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등 변칙 상속·증여 관행에 과세키로 한 정부의 조세정의 실천방안에 대해서도 재계는 바짝 긴장한다. 정부는 법인세에 머물지 않고 상속 및 증여세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지경부가 일부 지역의원들의 저지로 수도권 기업 입지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 시행을 유보키로 한 것도 재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반면 법인세와 상속세 인하등 재계의 요청은 별 진척이 없다. 재계는 이번 기름값 인하 과정이 MB정부가 남은 2년 간 시장경제 원칙을 사실상 포기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시장이 잘못되면 국가가 바로잡는 것이 자유시장 경제라고 하지만 지금 정부의 모습은 과거 어느 정권보다 정부의 개입 강도가 거세다”며 “결과적으로 친기업정책이 정부와 기업 간 갈등을 불러오는 아이러니가 되고 말았다”고 토로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