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중희 부장검사)는 비자금 조성을 배후에서 지휘한 의혹을 받는 그룹 임원 조모씨 자택을 지난주 압수수색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 12일 한때 그룹 계열사였던 온미디어(현 CJ E&M)와 이 회사 전 대표이사였던 김모씨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조씨 자택도 뒤져 개인적으로 보관해온 회사 회계장부와 업무일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온미디어가 오리온그룹 계열사였던 2000년대 중반 그룹 측이 이 회사를 통해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그룹의 비자금 규모는 당초 작년 8월 국세청에서 횡령 및 탈세 혐의로 조씨 등을 고발하면서 추정한 액수인 40억6000만원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온미디어는 작년 6월 CJ그룹에 인수됐으며 지난달 엠넷미디어와 CJ미디어, CJ인터넷 등 그룹 산하 계열사들과 합병되면서 미디어 전문업체인 CJ E&M으로 재출범했다.
조씨는 온미디어가 CJ에 인수되기 직전까지 그룹 오너인 담철곤 회장, 김씨 등과 함께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경영 전반에 관여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주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비자금 조성 경위와 정확한 액수, 돈의 출처 등을 조사했으며, 조만간 조씨도 불러 비자금 조성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오리온그룹은 청담동 고급빌라 '마크힐스'를 짓는 과정에서 사업비 40억6000만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뒤 서미갤러리와의 미술품 거래를 가장해 '돈세탁'을 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