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배 대상경주 17일 개최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워낙 센 국산마들이 올라오지만 승자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작년 뚝섬배를 재패한 김양선 조교사의 말이다. 당초 “경주마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승패는 운에 달렸다”며 큰 관심이 없는 듯하던 김조교사지만 대회가 코앞에 닥치자 전력을 철저히 감추며 전의를 드러냈다. 1억 3천 5백만원의 우승상금이 욕심도 나지만, 올해 첫 번째 오픈경주로 열린 KRA컵마일에 이어 또다시 부경 경주마에게 2연패할 수는 없다는 자존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국산 최강들의 불꽃 레이스가 될 제23회 뚝섬배 경주(GⅢ)가 총상금 2억 5천만원을 놓고 오는 17일 서울경마공원에서 제9경주(국1군 4세이상, 1400M, 별정)에서 펼쳐진다. 이번 뚝섬배 대상경주는 올해 예정된 총 10개의 오픈 경주 중 2번째 대회. 작년까지는 서울 경주마만 대상으로 펼쳐졌으나 올해부터 새롭게 오픈 경주에 포함됐다.
초미의 관심사는 역시 오픈 경주에서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경주마의 자존심 회복 여부. 교류 원년이던 2008년부터 지난 KRA컵 마일 경주까지 서울과 부경 경주마들의 맞대결은 총 19차례였다. 이 가운데 부경의 승리는 13회. 무려 70%에 달하는 승률을 올리며 서울 경주마들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이번 대상경주 역시 객곽적으로 드러난 전력은 부경 경주마들이 앞서있다. 지난해 경상남도지사배,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 대통령배를 모두 휩쓴 ‘당대불패’를 비롯해 코리안더비, 오너컵의 우승마 ‘천년대로’, 부경 경주마 국산마 능력평가 1위에 빛나는 ‘연승대로’ 등 최강의 경주마들이 총출동한다.
부경 경주마의 공세에 맞서는 서울의 대표주자는 지난해 뚝섬배 우승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하는 ‘트리플세븐’을 필두로 1군의 강자 ‘수성티엑스’, ‘백년봉’, ‘더올마이티’ 등이 있다.
수성티엑스의 하재흥 조교사는 “객관적 전력은 서울이 열세지만 큰 경주의 승패는 아무도 모른다”며 “서울 대표로 출전하는 만큼 서울 팬이 납득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 [부]당대불패(부경, 4세 수, 5조 유병복 조교사)
작년 경상남도지사배,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 대통령배를 연속으로 휩쓴 최강의 국산마. 그레이드급 경주 3연승을 달렸지만 그랑프리(GI) 경주에서 줄곧 선두를 지키다가 막판에 ‘미스터파크’에 밀리며 11위에 그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지난 2월 가장 높은 61kg의 부담중량을 달고도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최고의 전성기에 접어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 이번 경주는 부담중량 방식이 ‘별정’형으로 치러져 57kg으로 가벼워진 부담중량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주행습성은 선입과 추입이 모두 가능한 만큼 경주전개에 따라 다양한 작전을 소화할 수 있다. 통산전적 15전 10승 2착 1회 승률 : 66.7% 복승률 : 73.3%
▲ [부]천년대로(부경, 4세 수, 3조 오문식 조교사)
작년 삼관경주 통합 챔피언에 오른 능력마.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G2)에서 '당대불패'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앞서 열린 KRA컵 마일(G3)에서 3위, 코리안더비(G1)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최우수 3세마 명예와 함께 5억원의 부가상금을 받았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내년에 씨수말로 데뷔예정이다. 다양한 경주전개가 가능하고 거리에 대한 부담감도 적어 이번 경주 ‘당대불패’와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통산전적 19전 7승 2착 7회 승률 : 36.8% 복승률 : 73.7 %
▲[부] 연승대로(부경, 5세 수, 3조 오문식 조교사)
역시 부경을 대표하는 국산 경주마 중 하나. 최근 전적에서는 들쭉날쭉한 플레이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강력한 능력을 보유했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 선입 혹은 추입형 주행습성을 보이고 있는 마필로, 이번 경주는 거리가 짧은 1400m로 치러지는만큼 초반 자리싸움에 성공하면 우승은 따논 당상으로 예상된다. 능력에 비해 유독 대상경주와의 인연이 없었던 탓에 이번 경주에서 대상경주 우승에 대한 오랜 숙제를 풀 수 있을지 관심이다. 통산전적: 30전 13승 2착 6회 승률 : 43.3% 복승률 : 63.3%
▲[서] 트리플세븐(서울, 6세 수말, 36조 김양선 조교사)
작년 뚝섬배(GIII)를 거머쥔 주인공으로 2연패에 도전한다. 400kg 중반대 체격에도 발군의 추입력이 주무기라서 상당히 날카로운 이미지를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체구가 크지는 않지만, 지구력과 승부욕이 타고났다라고 평가하는데, 직전 경주에서 59.5kg 자신의 최고 부담중량을 짊어지고도 우승하는 등 최근 2연승을 달리고 있어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치열한 자리싸움으로 선두권이 모두 힘이 빠지는 상황이라면, 마지막 역전 우승을 노려봄직 하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58kg의 부담중량이라는 이점도 이변을 연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산전적 34전 12승 2착 4회 승률 : 35.3% 복승률 : 4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