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분사·보험·저축銀 인수 적극추진
은행 중심의 금융그룹들이 비은행 부문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은행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해 있는 만큼 증권·카드·보험 등 비은행 부문 강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5% 미만인 비은행 부문의 수익비중을 2013년까지 3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올초 KB카드 분사에 이어 증권과 보험 분야를 특히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서민금융 지원 외에 비은행 강화 측면에서 저축은행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소형 증권사인 한누리투자증권을 인수해 설립한 KB투자증권이 시장 영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금융도 글로벌 사업 확대 외에 비은행 부문 강화를 올해 주요 목표로 꼽았다. 금융지주사 최초로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해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설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내 카드사업부를 은행에서 분사한 뒤 통신회사와 지분 제휴를 추진해 카드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또 1~2개 저축은행을 추가로 인수해 저축은행 규모를 2조~3조원 수준으로 키울 방침이며, 보험회사 M&A에도 나설 계획이다.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수익비중은 24% 수준이다.
은행과 비은행의 수익 기여도가 52대 48로 균형을 이룬 신한지주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보험 부문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3%인 해외 수익 비중도 2015년까지 10%대로 높일 방침이다.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은 “저축은행 인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보험사는 자체 성장을 통해 이익 규모를 늘릴 것이며 생각해볼 만한 매물이 나오면 (인수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로 당분간은 M&A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되면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간 시너지 효과를 높여 카드 시장 점유율을 6위권 위로 끌어올릴 생각이다.
또 시장점유율이 1%에도 못 미쳐 업계 최하위권인 하나HSBC생명의 규모도 키울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을 주력으로 한 은행 시장에서 추가 확장 여지가 줄어들자 금융업계가 비은행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자산 규모에서 신한은행의 10분의 1 수준인 신한카드가 작년 1조1000억원의 순익을 올리면서 1조6000억원인 신한은행에 근접하는 등 높은 생산성을 보인 점도 비은행 부문의 매력을 높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