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과 주식]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입력 2011-04-1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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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칼날에도 실적타고 주가는 ‘훨훨’

검찰이 지난해에 이어 사정(司正)의 칼끝을 재계로 다시 겨누고 있다. 검찰은 국내 재벌들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두고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는데, 그 시발점은 오리온그룹이다.

지난달 22일 검찰은 용산에 위치한 오리온그룹 본사와 계열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간 이후 현재까지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룹 오너의 불법행위 등에 대해 사정당국의 수사가 이어지면 주가가 하락하는 것과 달리 오리온은 주가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담철곤(56·사진) 회장의 주식가치도 평가절하되지 않고 있다. 담철곤 회장은 현재 오리온 지분 77만626주(12.92%)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주식평가액이 3090억2102만원(4월 13일 종가기준)에 이른다.

최대주주인 부인 이화경 씨(오리온 지분 86만5204주 보유)보다는 지분이 적지만, 오리온 보유지분을 바탕으로 그룹 경영권 전반을 장악했다.

오리온은 검찰의 압수수색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주가가 상승했다. 검찰 압수수색이 일어난 지난달 22일에도 전일대비 4000원 상승한 36만5000원에 장을 마감한 데 이어, 13일에는 40만1000원의 종가를 기록해 검찰 압수수색 당일보다 10%나 주가가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비자금 조성에 관한 수사가 기업가치를 훼손할 염려가 없기 때문에 주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담 회장의 부당이득에 대한 검찰 수사가 애먼 옆 집(?)으로 불똥이 튀었다. 오리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던 검찰이 12일 CJ E&M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담 회장이 지난 2000년 계열사였던 온미디어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매수하는 과정에서 행사 가격을 일부러 낮게 책정해 이득을 취한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오리온 계열사였던 온미디어는 지난해 6월 CJ그룹으로 합병됐으며, 이에 따라 관련자료 분석을 위해 CJ E&M에 대한 압수수색도 불가피했다는 것이 검찰 입장이다.

이에 따라 CJ E&M의 주가 상승폭이 벽에 부딪히기도 했다. 검찰 압수수색이 이뤄진 12일 CJ E&M은 전일대비 0.84%(350원) 오른4만2200원에 마감했지만 장 초반 이뤄진 상승세가 검찰 압수수색 소식에 한 풀 꺾인 모습을 보였다.

결국 담 회장 개인의 비리로 진행 중인 검찰 수사가 자신의 회사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불똥이 다른 집으로 튄 셈이다.

아직 검찰의 수사결과와 법원의 판단이 남은 상황이지만, 개인의 불법행위에도 불구하고 튼튼한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담 회장의 주식가치가 어디까지 상승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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